윤지환 철학연구소 2010. 2. 23. 19:04

21장 <虛心> 도는 심오하고 그윽하다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惚兮恍兮,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

공덕지용, 유도시종. 도지위물, 유황유홀.홀혜황혜, 기중유상. 황혜홀혜, 기중유물.

窈兮冥兮, 其中有精. 其精甚眞, 其中有信.自古及今, 其名不去, 以閱衆甫.

요혜명혜, 기중유정. 기정심진, 기중유신.자고급금, 기명불거, 이열중보.

吾何以知衆甫之狀哉, 以此.

오하이지중보지상재, 이차.

 

 

 

큰 덕을 지닌 사람의 모습은 도만을 따르고 있다. 도라는 것은 그저 어두워 잘 분간할 수 없고, 분간할 수 없는 어두움 속에도 무엇인가 모양이 있으며, 어두워 분간할 수 없는 속에도 무엇인가가 실재하고 있다. 심오하고 그윽한 속에 영묘한 정기가 들어 있고, 그 정기는 다시없이 참된 것으로 그 속에 창조자로서의 뚜렷한 증거가 있다. 그 것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이 도라 불리고 있어 수많은 족장들을 거느리는 총령과 같다. 족장들의 실상을 내가 아는 것은 총령의 도에 의해서이다.

 

 

■ 22장 <益謙> 굽은 나무 무용

 

 

曲則全, 枉則直, 窪則盈, 폐則新, 少則得,

곡즉전, 왕즉직, 와즉영, 폐즉신, 소즉득,

多則惑, 是以聖人, 抱一爲天下式, 不自見故明,不自是故彰, 不自伐故有功, 不自矜故長,

다즉혹, 시이성인, 포일위천하식, 불자견고명,불자시고창, 불자벌고유공, 불자긍고장,

夫惟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古之所謂曲則全者,豈虛言哉. 誠全而歸之.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고지소위곡즉전자,기허언재. 성전이귀지.

 

 

 

굽은 나무는 수명을 온전히 마치게 되고, 자벌레는 몸을 굽힘으로써 뻗을 수도 있게 된다. 물은 우묵한 웅덩이로 흘러 모이게 되고, 옷은 낡아 해어져야만 다시 새 것을 입게 된다. 욕심이 적으면 마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고, 지식이 많으면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무위 자연의 성인은 하나인 도를 지켜 천하의 법이 되는 것이다. 무위 자연의 성인은 자기를 내세우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의 존재가 뚜렷해지고, 자신을 옳다 하지 않기에 그 좋은 것이 세상에 나타난다. 자기의 공을 자랑하지 않기에 그 공이 자기의 것이 되고, 자신의 우쭐댐을 버리기에 언제까지고 존경을 받게 된다. 성인은 절대로 남과 다투는 일이 없다. 그러므로 세상에 그를 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다. 옛 사람이 말하거늘 굽은 나무는 제 수명을 다한다고 했는데, 참으로 인생의 진리를 제대로 말한 것이다. 참으로 굽은 나무가 되어 내 몸을 온전히 하고, 온전한 몸을 대자연에 되돌려 주는 것이다. 

 

 

■ 23장 <虛無> 소나기로는 하루종일 내릴 수 없다

 

 

希言自然, 故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孰爲此者, 天地,

희언자연, 고표풍불종조, 취우불종일.숙위차자, 천지,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故從事於道者, 道者同於道, 德者同於德, 失者同於失.

천지상불능구, 이황어인호.고종사어도자, 도자동어도, 덕자동어덕, 실자동어실.

同於道者,道亦樂得之, 同於德者, 德亦樂得之, 同於失者, 失亦樂得之.信不足焉,有不信焉.

동어도자,도역락득지, 동어덕자, 덕역락득지, 동어실자, 실역락득지.신부족언,유불신언.

 

 

 

들어도 들리지 않는 말은 유구한 무위의 자연이다. 시끄러운 회오리바람으로는 아침 내내 계속 불지 못하고 퍼붓는 소나기로는 온종일 내리지는 못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천지가 하는 일이다. 천지가 비바람을 계속되게 하지 못한다면 사람으로야 무엇을 더 말하겠는가? 그러므로 무위자연 그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도일 경우에는 그 도와 하나가 되고 덕일 경우에는 그 덕과 하나가 되며 실덕일 경우는 그 실덕과 하나가 된다. 도와 하나 되면, 도 또한 그를 얻어 기뻐하고 덕과 하나 되면, 덕 또한 그를 얻어 기뻐하며 실덕과 하나 되면, 실덕도 그를 얻어 기뻐한다. 무위자연의 명백한 증명이 결여된 말은 누구로부터도 신용을 얻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