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自由 Freiheit/시사 사회 비평

김예슬의 고려대 자퇴에 대한 단상(斷想)

윤지환 철학연구소 2010. 3. 17. 13:35

빛나거나 빚내는 세대..... 그게 G세대다.....
김예슬(고려대 경영과 3년 자퇴)의 글을 보면서 드디어 터질게 터지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g세대라는 말은 green과 global의 영문 첫자를 딴 말이다. 푸르르며 세계적(국제적)인 세대.
푸르다는 말에는 물들지 않은 순수함과 자연친화적인 이미지가 있고 세계적(국제적)이라는 건 세계무대에서 당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현실은 정말 그들에게 푸르고 세계적인가?
국제적(global)이기 위해 대학을 가야하며 숱한 자격증에 외국어학원을 입시생처럼 다녀야 한다. 천정부지의 대학 등록금에...자격증 따는데도 수 백만원 4년간 어학연수와 배우는데 수 천만원을 날린다.
그리고는 고작 88만원을 받는 알바인생을 시작하는 게 대다수의 g세대이다.

언론에서 떠드는  G세대는 김연아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그리고 일류대에서 최고실력으로 졸업하는 선택된 아이들일 뿐이다. 대졸자의 0.001% 대기업에 들어간다.
해당 부모들은 하늘의 선택을 받은 자식들을 자랑하지만 99%의 부모는 자식의 앞날에 한숨을 쉰다.
가진자만 잘되는 사회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우리사회가 그렇다.

수백억을 탈세 한 이건희. 드러난게 수백억이면 증거없는 것은 그 수백배라는건 사회생활 조금만 한 사람도 알것이다. 한국최고의 부자라는 이유로  국익이라는 이유로 이명박은 당당하게 사면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돈많은자의 범죄는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용서하고 중소기업의 수천만원
탈세는 국익에 반(反)한다(덜가진자이기 때문에)는 이유로 처벌 받는다.

내가 위반한 교통신호 위반 벌금은 내지않으면 잡혀가는데.... 서해안을 죽음의 바다로 만들고 수조원의 피해를 낸 유조선 기름유출사건의 주범인 위대한 삼성그룹에게는 50억대라는 배 한척 값도 안되는 벌금을 내렸다.
서해안 주민들 그 돈 받으면 한 집당 몇 백만원 만 받을게다.... 수억하는 내집 태운 범인에게 보상금 수백받는 꼴이다.
 
우리의 부모나 우리는 돈밖에 모르며 살았으며 일등만 찬양하면서 살았다.
일등 이외에는 패배자(루저)만 있을 뿐인 세상에서 자식들에게 대리만족을 얻고싶어한다. 죽어라 공부해 출세해라 출세해야 복수한다.

삶이란게 돈 많으면 완성되는가?  그렇지 않다는 걸 모든 인간은 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일등에 열광한다. 나의 열광이 루저들을 엄청나게 양산한다는 건 모른다. 패배자에 대한 배려 진자에 대한 배려 없이 무슨 인간적인 사회를 말하는가?
 
 
나는 한 고려대 여학생의 자퇴를 찬양하고 칭송한다. 남을 짓밟고 부모의 전재산을 쥐어짜서 일류대를 다니기 보다는 당당한 자기 인생을 찾는 이 여성에게 찬양하고 싶다.
딸 나이의 이여자의 선택에 김연아의 금메달만큼의 찬양을 보내고 싶다.
만약 내 딸이라면 정말 진하게 안아주고 싶다. 일류대? 대학원?  내 눈엔 쓰레기통 똥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 때 그 쓰레기 더미에서 악취에 찌들렸던 한 사람으로서.... 대학이란 곳이 혐오스럽다. 그중 최고의 썩은곳 S.K.Y.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가 이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도 역시
악취가 싫다고 자퇴했을 것이다. 난 대학이 없어지거나 독일이나 프랑스
처럼 전액 면제받는 사회를 꿈꾸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선 영원히 하늘의
별을 따는 것이라는 걸 뼈져리게 느낄뿐이다.

 

 

 

 

<다음은 김예슬의 글 전문이다>

 

 

 

 

 

 

 

 

 

 

 

 

김예슬씨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전문>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

우리들의 다른 길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지막 믿음으로 이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나는 25년간 긴 트랙을 질주해왔다.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나를 앞질러 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그렇게 '명문대 입학'이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더 거세게 채찍질 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지금 나는 멈춰서서 이 트랙을 바라보고 있다.

저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취업이라는 두번째 관문을 통과시켜 줄 자격증 꾸러미가 보인다.

다시 새로운 자격증을 향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끝이 없는 트랙임을

이제 나의 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이름만 남은 '자격증 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다.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되었다.

기업은 더 비싼 가격표를 가진 자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온갖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한다.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는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

'세계를 무대로 너의 능력만큼 자유하리라'는 넘치는 자유의 시대는 곧 자격증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자격증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큰 배움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되어 부모앞에 죄송하다.

젊은 놈이 제 손으로 자기 밥을 벌지 못해 무력하다.

스무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하다.

언제까지 쫓아가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나는 대학과 기업과 국가, 그들의 큰 탓을 묻는다.

그러나 동시에 내 작은 탓을 묻는다.

이 시대에 가장 위악한 것 중에 하나가 졸업장 인생인 나,

나 자신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대학을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나에겐 이것들을 가질 자유보다는 이것들로부터의 자유가 더 필요하다.

나는 길을 잃을 것이고 상처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삶이기에.

생각한대로 말하고 말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한대로 살아내겠다는 용기를 내련다.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탐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진정한 大學生의 첫발을 내딛는 한 인간이 태어난다.

내가 거부한 것들과의 다음 싸움을 앞두고 말한다.

그래,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