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주는 국화과의 여러 해살이 풀로 야산의 메마른 땅에서 잘 성장한다. 뿌리를 늦가을에 채취하여 쌀뜨물에 하룻밤 담가 두었다가 말리어 쓰는 데는 정유 성분을 없애기 위한 법제의 과정이며 옛날 선조들은 흉년이 들어 식량난이 닥치면 연명을 위해 자연의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야 했는데 삽주의 뿌리를 캐어서도 가루를 내어 구휼식품으로 이용한 내력이 전해 온다. 삽주는 약용으로 사용할 때는 뿌리를 백출과 창출로 구분해서 사용하나 민간에서는 구분을 하지 않고 사용을 하는데 비하여 중국과 일본 등 이웃나라에서는 ‘큰꽃삽주’ 뿌리줄기를 백출, ‘가는잎삽주’의 뿌리줄기를 창출로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삽주 뿌리에서 창출, 백출을 구분 분리하여 사용하는 편으로 오래된 뿌리줄기를 창출, 신생의 둥근 뿌리를 백출로 구분하여 쓰기에 근본이 다르다 할 수 있다.

삽주는 7-10월에 흰색 또는 붉은색으로도 꽃이 피며 봄철에 나는 잎은 타원형으로 어린잎이 나올 시에는 향긋하고 맛이 좋아 나물로도, 쌈으로도 즐겨 먹는 산채인 동시에 뿌리는 약용으로 쓰였는데, 옛날에는 구분 없이 출(朮)로 사용하여 왔기에 창출, 백출로 구분을 한 것은 중국 남북조시대에 도홍경(452-536)이 한 식물(삽주)에서 창출과 백출을 처음으로 구분 사용하게 되는 기원을 갖는데 약재로서는 백출이 창출보다 크며 캐어서 분리 후 약용으로 쓰고 다른 방법으로는 불에 볶아서 거유(去油)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삽주 뿌리 중 백출은 위장을 다스리는 우수한 생약재로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뇨작용과 진정작용이 있으며 특히 유산을 억제하는 안태(安胎 : 자궁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임신을 유지시킴)의 작용이 있어 임신 5-6개월에 태동하는 것을 다스리는 ‘안태음’ 처방은 백출을 군약(君藥)으로 삼아 한방의서에는 이름난 처방으로 소개되어 있으며 뱃속 태아의 안전한 성장과 혈액의 응고를 방지하고 부기를 내리며 위경련을 완화하며 위괘양을 개선시키고 여름에 땀이 많이 나면 황기, 방풍을 함께 사용하여 효과를 보기도 한다.
창출은 위의 근육이 이완된 것을 개선시키므로 위장 운동을 촉진시키기에 위하수에 쓰이고 뿌리줄기에는 방향성 정유가 있기에 제습의 기능을 하며 진정의 작용, 소염작용과 이뇨작용으로 관절염, 루마티스에도 쓰이고, 인체내부에 습한 기운이 있으면 이를 제거하는 효능이 강하기에 전신이 쑤시고 무거우며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복부가 더부룩하며 속이 쓰리고 몸이 붓거나 변이 묽고 설사를 할 때에 창출은 습을 제거하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므로 요통, 관절통, 신경통 등을 치료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앞산의 도라지, 뒷산의 삽주라 할 정도로 예전에는 삽주가 참 많았고 도라지도 많아 봄, 가을 소풍에는 도라지 뿌리를 캐어 반찬으로 하여 먹은 지난 날, 도라지꽃이 활짝 피는 7월은 꽃이 눈에 잘 띠기에 사람들의 손아귀에 살아남지를 못하는 요즈음의 형편이 산야 자생의 근원을 아예 망가뜨리는 남획이 큰 문제이나 삽주는 이와는 좀 다른 경우를 보는데 땔감으로 산의 풀들이 베어질 때는 삽주가 자생력을 가졌으나 우거진 산의 나무와 풀들에 밀리어 자생력이 떨어진 관계로 개체수가 급감한 모습을 보인다. 대체로 가을을 마치면 괭이로 삽주를 캐어 말리고 손질을 하여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이 봄철에 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삽주는 가을의 단풍이 예쁘게 물이 들며 마른 줄기와 잎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도 꽃대는 그대로 남아 있고 종자는 모두 날아가고 없다. 종자는 익을 때가 되면 바로 받아야 확보할 수 있는데 씨방 안에 벌레가 있어 종자를 갉아먹기 때문으로 가능한 빨리 받아야 실생을 위한 확보가 된다. 지난 가을 이후에 남아 있는 꽃대를 찾아 뒷산에서 캐어보니 창출과 백출로 분리하여 약재로 쓴다면 캐는 노력과 가공, 수치에 까지 손질이 많이 가야하기에 앞으로는 재배를 할 수 밖에 없으리라 여겨진다.
삽주의 뿌리를 실제로 잘못 캐면 백출은 떨어져 나가기에 창출만 올라올 수가 많아 캐는 대도 부위가 떨어지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이는 두 부위가 한 몸에서 있지만 그 약성이 상반되기 때문인데 백출이 비장을 보하는 기능이 강하고 땀나는 것을 멈추게 한다면, 창출은 습기를 제거하는 기능이 강하고 땀을 나게 하는 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태를 구분하지 못하고 삽주 전체를 약으로 사용하면 병 고치려고 노력한 것이 더욱 악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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