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이취경 4
2. 재 설
時虛空藏大菩薩 欲重顯明此義故 凞怡微笑 以金剛寶鬘 自繫其首 說一切灌頂三摩耶寶心 怛覽二合引
시에 허공장대보살은 거듭 이 뜻을 현명하고자 하여 희이미소하고 금강보만을 자신의 머리에 메고 일체관정삼마야라는 보배의 마음을 설하셨느니라. 트람(怛覽二合引).
≪金剛寶鬘≫장식한 보배관. ≪怛覽二合引≫trāṃ의 음사.
[번역]
그때, 위대한 복덕자는 다시 이 가르침을 명확히 하고자 하여, 자안에 미소를 띄우면서 금강과 보주로 꾸며진 관을 정수리에 올려놓고 모든 것을 주려고 하는 서원의 보배라고 하는 진언을 설하셨다. 트람(怛覽二合引).
[해설]
트람(怛覽二合引)이라고 하는 진언에 대해서, 『이취석』권하(대정19·613a)에서는 「트람(怛覽)자는 4글자를 갖추어 네 가지의 이취행문을 나타낸다. 다(多)자는 진여불가득의 뜻이다. 라(囉)자는 이진(離塵)의 뜻이다. 아-(阿引)자는 일체법의 본래 적정한 것이, 마치 허공과 같다는 뜻이다. 망(莽)자는 일체법무아의 뜻이다. 항상 이 심진언과 상응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걸림없음(無碍)이 허공과 같다」고 하였다. 요컨대,
트람(怛覽二合引;trāṃ) | ta 多 | tathatā 眞如 |
ra 羅 | rajas 塵 | |
ā 阿引 | ādi-anutpāda 本不生 | |
ṃ 莽 | nairātmya 無我 |
라고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제6. 금강권보살의 장
1. 사종인법(四種印法)과 만다라
時 薄伽梵得一切如來智印如來 復說一切如來智印加持般若理趣 所謂 持一切如來身印 卽爲一切如來身 持一切如來語印 卽得一切如來法 持一切如來心印 卽證一切如來三摩地 持一切如來金剛印 卽成就一切如來 身語意業最勝悉地
시에 바가범 일체여래의 지인을 얻으신 여래는, 다시 일체여래의 지인가지의 반야이취를 설하셨느니라.
이른바 일체여래의 신인을 가지면 곧 일체여래의 몸으로 되느니라. 일체여래의 어인을 가지면 곧 일체여래의 법을 얻느니라. 일체여래의 심인을 가지면 곧 일체여래의 삼마지를 증득하느니라. 일체여래의 금강인을 가지면 곧 일체여래의 신·구·의업의 최승의 실지를 성취하느니라.
≪得一切如來智印如來≫ śāśvata-sarva tathāgata-jñā= na-mudrā-prāpta-sarva-tathāgata muṣṭi-dharas tathāga= ta 일체여래의 智印을 얻어 일체여래의 권(拳)을 가진 여 래. 금강권보살의 이칭이다. ≪身印≫kāya mudrā 우리들 의 신체활동이 부처님의 그것과 같다고 하는 것. ≪語印≫ vai mudrā 우리들 언어세계의 활동이 부처님의 그것과 같 다고 하는 것. ≪心印≫citta mudrā 우리들 마음의 활동이 부처님의 그것과 같다고 하는 것. ≪金剛拳印≫vajramu= drā 신·구·의의 활동이 一体로 되어 있는 것.
[번역]
때에, 모든 부처님의 신체와 언어와 마음의 활동을 나타내는 인을 가진 여래는, 다시 모든 부처님의 신체와 언어와 마음의 활동을 나타내는 지혜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곧 모든 여래의 신체활동을 실천하면 그대로 모든 여래의 신체로 된다. 모든 여래의 언어활동을 실천하면 그대로 모든 여래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모든 여래의 마음의 활동을 실천하면 그대로 모든 여래의 선정을 깨닫는다. 모든 여래의 신체와 언어와 마음의 활동을 나타내는 무드라(印)를 가지면 모든 여래의 신체와 언어와 마음의 활동의 가장 뛰어난 완성의 경지를 성취한다.
[해설]
무드라(印)가 주제이다. 인이란,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을 가리킨 말이다. 밀교에서는 부처님이나 보살의 내증이나 본서(本誓)를 상징하는 인계(印契)를 가리키게 되었다. 『이취석』권하(대정장19·613a)에는「일체여래의 지인가지란, 삼밀문(三密門)의 신구의의 금강을 말한다」고 하였고, 신인(身印)에 대해서「진언수행자는 신체의 가지를 얻으므로 말미암아 무애신(無碍身)을 얻고, 무변(無邊)세계에서 광대한 공양을 짓는다」고 하고, 어인(語印)에 대해서「이 삼마지로 말미암아 널리 무변한 유정계를 보호하며 항상 대자(大慈)의 갑주(甲冑)로써 스스로를 장엄하고 금강과 같은 불괴의 법신을 획득한다」고 하였다. 이 부분은 조금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삼마지를 부처님의 언어활동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심인(心印)에 대해서「진언수행자는 금강야차의 삼마지를 얻음으로 말미암아 능히 제8아뢰야식(藏識) 가운데 있는 마음을 잡염(雜染)하게 하는 종자를 제거하고 대방편의 대비삼마지를 얻으며, 조복을 위하여 위맹분노의 금강야차보살의 몸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또한 금강인(金剛印)에 대해서,「유가를 수행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금강권보살의 삼마지를 얻고, 능히 일체의 진언교 가운데서 삼밀문을 성취한다. 그러므로 널리 유가 중에 설한 신구의금강이 합성하는 것을 이름하여 권(拳)이라고 한다. 일체여래의 주먹(拳)을 금강권이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마땅히 금강권의 만다라를 건립해야 한다.
중앙에는 일체여래권보살을 그리고,
앞에는 금강업을 그리고,
오른쪽에는 금강호를 그리고
왼쪽에는 금강야차를 그리고,
뒤에는 금강권을 그린다.
내·외의 네 모서리에는 각각 내·외의 4공양을 안 치하고, 4문에서는 4보살을 안치해야 한다.
동문에는 염금강,
남문에는 금강계리길라,
서문에는 애금강,
북문에는 금강만이다.
2. 이 익
金剛手 若有聞此理趣 受持讀誦 作意思惟 得一切自在 一切智智 一切事業 一切成就 得一切身語意 金剛性一切悉地 疾證無上正等菩提
금강수여, 만약 이 이취를 듣고 수지하고 독송하고 작의하고 사유하는 일이 있으면, 일체의 자재와 일체의 지지와 일체의 사업과 일체의 성취를 얻으리라. 일체의 신·구·의 금강성의 일체 실지를 얻어서 속히 무상정등보리를 깨달으리라.
≪一切智智≫ sarva-jñāna 부처님의 지혜. 절대인 지혜.
[번역]
금강견고한 보리심의 체현자여! 만약 이 가르침을 듣고 받아 지니거나 독송하고 마음을 집중하여 사유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모든 것에 자재한 언어와 지혜와 행위, 그리고 모든 완성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신체·언어·의지의 활동이 금강과 같이 견고한 경지에 도달하여 속히 완전한 깨달음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
여기에서는 얻어지는 이익을 일체의 자재, 일체의 지지, 일체의 사업, 일체의 성취라는 네 가지로써 나타내고 있다. 거기에 일체의 신구의금강성의 실지를 더하면 다섯 가지의 이익이 있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다른 유본에 보면 이것과 꼭 일치하지는 않다. 아무튼『이취석』권하(대정19·613b)에서는「신인(身印)을 가지므로 말미암아 일체의 성취를 얻는다(이 句가 범본에는 처음의 공능으로 되어 있지만 한역에서는 네 번째에 있다). 어인(語印)을 가지므로 말미암아 일체의 구(口)자재를 얻는다. 심인(心印)을 가지므로 말미암아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얻는다. 금강인을 가지므로 말미암아 일체의 사업이 모두 성취함을 얻어서 속히 무상정등보리를 깨달을 것이다」고 하였다. 요컨대 “일체자재”는 입(口)의 활동, “일체지지”는 마음의 활동, “일체사업”은 삼밀융합의 활동, “일체성취”는 몸의 활동에 각각 배당하여 해석하고 있다. 거기에 “일체신구의금강성”은 신구의 삼밀이 금강성임을 거듭 설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공해는『진실경문구』(『弘大全』제1집 p.739)에서「다음에 득일체자재로부터 이하는 바로 공보(功報)를 밝힌다. 이 가운데 요약하면 여섯 가지의 과보가 있다. 첫째, 자재를 얻는다. 둘째, 일체지지를 얻는다. 셋째, 사업성취. 넷째, 금강의 삼업을 얻는다. 다섯째, 실지를 얻는다. 여섯째, 속히 보리를 깨닫는다. 이 가운데 사업과 성취를 둘로 보면 곧 일곱 가지가 된다」고 하여 여섯 혹은 일곱으로 나누고 있다.
3. 재 설
時 薄伽梵 爲欲重顯明此義故 凞怡微笑 持金剛拳大三摩耶印 說此一切堅固金剛印 悉地三摩耶 自眞實心 噁
시에 바가범은 거듭 이 뜻을 현명하고자 하여 희이미소하고 금강권의 대삼마야인을 가지고, 이 일체에 견고한 금강인의 실지의 삼마야인 스스로의 진실된 마음을 설하셨느니라. 아하(噁)
≪金剛拳≫신·구·의의 활동이 통합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 다. ≪金剛拳大三麽耶印≫오른손을 금강권으로 하고, 왼손 을 뒤집어 오른손을 덮어 포갠 모습을 가슴 앞에 두는 모 습의 무드라. ≪噁≫aḥ의 음사.
[번역]
그때 세존, 위대한 삼밀행자는 다시 이 일을 명확히 하고자 하여 자안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신체와 언어와 마음의 비밀한 활동을 하나로 나타내는 무드라(인)를 맺었다. 이 인으로 나타난 금강과 같이 견고한 깨달음을 상징하는 자신의 진실한 심진언을 설하셨다. 아하(噁;aḥ)
[해설]
이것은 금강권보살의 의궤(儀軌)이다.『이취석』권하(대정19·613b)에는「어느 때는 유가자는 만다라 가운데 머물러 스스로 본존의 유가를 짓고 모든 권속이 각각의 본위에 머물고 있다고 관상하라. 4자명(jaḥ·hūṃ·vaṃ·hoḥ)으로 일체의 성중을 초청한다. 즉 일자진언을 외운다. 이것은 네 가지 금강권의 반야이취를 외우는 것이므로 금강권의 무드라(印)로 마음을 하나하나의 이취문에 돌리며, 그 양이 법계와 같도록 두루하게 하고 다시 시작한다. 이로 말미암아 일체의 삼마지가 모두 눈앞에 현전함을 얻을 수 있다. 악(惡;aḥ)자는 열반, 즉 깨달음의 세계를 의미한다. 네 가지 열반을 일자 가운데 포섭한다」고 하고,「이 보살의 대지인의 위의를 나타내고 겸하여 어밀(語蜜)의 뛰어난 공능을 찬탄한다」라고 맺고 있다. 네 가지 열반은 자성청정열반 · 유여열반 · 무여열반 · 무주처열반을 말하는데, 그것을 한 글자로 된 진언 아하(aḥ)에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7. 문수사리보살의 장
1. 사종해탈법과 만다라
時 薄伽梵一切無戱論如來 復說轉字輪般若理趣 所謂 諸法空與 無自性相應故 諸法無相 與無相性相應故 諸法無願 與無願性相應故 諸法光明 般若波羅蜜多淸淨故
시에 바가범, 일체무희론여래는 다시 전자륜의 반야이취를 설하셨느니라.
이른바 제법은 공이니, 무자성과 상응하기 때문이니라. 제법은 무상이니, 무상성과 상응하기 때문이니라. 제법은 무원이니, 무원성과 상응하기 때문이니라. 제법은 광명이니, 반야바라밀다청정이기 때문이니라.
≪一切無戱論如來≫sarva dharmāprapañcas tathāgata 문 수사리보살의 이칭이다. ≪轉字輪≫cakrākṣara-parivartaṃ 자륜을 굴린다. 즉 아(a)자륜을 굴림에 따라 아자본불생이 라고 하는 진실을 나타내는 것. ≪空·無相·無願≫삼해탈 또는 삼삼매라고도 말한다. 현상세 계는 본래 공이며, 따라 서 차별상도 없고, 상도 없기 때문에 원해야 할 것도 없다 고 관하 는 것이다.
[번역]
그 때에 세존, 모든 것에서 상대적인 분별을 초월한 여래는 다시 아자(阿字)를 윤전시켜 본불생 세계를 깨닫는 지혜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공이다, 고정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무상(無相)이다, 형태로서 고정화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무원이다, 형태가 없는 것을 원하거나 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광명이다, 깨달음의 지혜의 완성은 청정한 것이기 때문이니라.
[해설]
공·무상·무원은 공관(空觀)의 실천행의 명제이다. 따라서 삼삼매라고도 부른다. 거기에 ‘광명’이 더해져서 사종해탈문이 들려지게 된 것이다. 그것도 문수사리의 이검(利劍)으로 상징되고 있다.『이취석』권하(대정19·613b)에서는 공을 금강계만다라 가운데 금강리(金剛利)보살의 삼마지, 무상을 항삼세만다라의 분노금강리의 삼마지, 무원을 변조복만다라 가운데 연화리(蓮華利)의 삼마지, 광명을 일체의성취만다라 가운데 보리(寶利)보살의 삼마지에 배당시키고 있다. 이것은『금강정경』의 금강계품 · 항삼세품 · 변조복품 · 일체의성취품의 4대품에도 설해져 있는 것이다. 금강리 · 분노금강리 · 연화리 · 보리의 제보살을 가리키고 있다.
모든 존재는 무자성공(無自性空)이다. 그것을 철저히 하면 무상(無相)이다. 무상을 철저히 하면 무원(無願)이다. 무원을 철저히 하면 광명이라는 식으로 긍정해 가는 세계가 나타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다라는 8만다라의 형태를 포열하라.
중앙에 문수사리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사방에는 4불을 안치하라. 허공지검(虛空智劍)으로 각각 4 불의 팔 위에 매어 두어라.
그 네 모서리에는 네 가지 반야바라밀의 갑주를 두고, 밖의 네 모서리에는 외4공양을 안치하고 사방의 문에는 네 가지 계인(契印)을 안치하라.
동문에는 칼을 그리고
남문에는 삭저(鑠底;샤크티, 삼지창;삼독번뇌를 제복하 여 제존을 현득하는 의미를 나타낸다)를 그리고
서문에는 발우를
북문에는 범갑(梵甲;梵本;梵篋)이다.
2. 재 설
時 文殊師利童眞 欲重顯明此義故 凞怡微笑 以自劍揮作 一切如來 以說此 般若波羅蜜多 最勝心 菴
시에 문수사리동진은 거듭 이 뜻을 현명하고자 하여 희이미소하고 스스로의 검으로 일체여래를 휘작하고서 이 반야바라밀다의 최승심을 설하셨느니라. 암(菴;aṃ)
≪文殊師利童眞≫mañjuśrī-kumara-bhūta 문수보살을 말 한다. 동진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平川暢박사『초기대 승불교의 연구』(p.334이하) 참조. ≪菴≫aṃ의 음사.
[번역]
때에 최상의 지혜의 완성자는 다시 이 일을 명확히 설하고자 하여 자안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자신의 칼로써 모든 여래를 베고, 그것에 의해 이 깨달음의 지혜의 완성을 나타내는 가장 뛰어난 심진언을 설하셨다. 암(aṃ).
[해설]
문수사리보살은 칼로써 장애되는 모든 것을 자른다고 하는 것이 주제이다. 곧 삼해탈문이 그 칼이라고 하는 것이다. 경문 가운데 “일체여래를 휘작한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이취석』권하(대정19·613c)에는「일체의 유정은 시작을 알 수 없는 먼 과거로부터 미혹의 세계에 생사를 반복하여 네 가지 식(識;前5識·第6識·第7識·第8識) 때문에 헤아릴 수 없는 허망번뇌를 쌓고 모아 그 결과로 범부가 되었다. 범부의 자리에 있는 자를 이름하여 식(識)이라 한다. 성류(聖流)에 맡김[預聖流果]으로부터 여래지에 이르기까지를 이름하여 지(智)라고 한다. 4지의 보리(大圓·平等·妙觀·成所의 4智)로써 4종의 망식(妄識)을 대치한다. 망식을 제하면 곧 숙법지(熟法智;진리를 성숙시키는 지혜)를 이룬다. 만약 망집의 법이 있으면 곧 법집의 병이 된다. 그러므로 지혜가 증가한(智增) 보살은 네 종류의 문수사리의 반야바라밀을 상징하는 칼을 써서, 네 종류의 성불의 지혜(成佛智;아촉·보생·무량수·불공성취)에 대해 주관(能取)·객관(所取)을 나누는 장애를 끊는다. 그러므로 문수사리는 현재에 4佛의 팔을 끊는다고 말한 것이다」고 하였다. 경문의 일체여래를 여기에서는 4불을 가리키고 있지만, 그 불지에 집착하고 있는 미혹을 끊어 없앤다고 하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암(菴 aṃ)의 진언에 대해서,「암(菴aṃ)자는 깨달음(覺悟)을 의미한다. 깨달음에 네 가지가 있다. 이른바 성문의 깨달음, 연각의 깨달음, 보살의 깨달음, 여래의 깨달음이 그것이다. 깨달음(覺悟)이라는 명칭과 어구는 같아도 깊고 얕음이 다르다. 자리이타의 자량은 대승·소승에서 서로 같지 않다. 네 종류의 각오(覺悟)로써 종합하여 모든 세간·출세간을 초월한 세계, 나아가서 그보다 위의 세계를 얻는다. 그러므로 문수사리보살은 진리의 자재를 얻는다. 그래서 진리의 왕자라고 하는 것이다」고 하였다.
제8. 재발심전법륜보살의 장
1.사종륜법과 만다라
時 薄伽梵一切如來入大輪如來 復說入大輪般若理趣 所謂 入金剛平等卽入一切如來法輪 入義平等卽入大菩薩輪 入一切法平等卽入妙法輪 入一切業平等卽入一切事業輪
시에 바가범 일체여래의 대륜에 드신 여래는, 다시 대륜에 드신 반야이취를 설하셨느니라.
이른바 금강평등에 드는 것은 곧 일체여래의 법륜에 드는 것이니라. 의평등에 드는 것은 곧 대보살륜에 드는 것이니라. 일체법평등에 드는 것은 곧 묘법륜에 드는 것이니라. 일체업평등에 드는 것은 곧 일체 사업륜에 드는 것이니라.
≪一切如來入大輪如來≫ sarva-tathāgata cakrāntargatas tathāgata 재발심전법륜여래의 이칭이다. ≪大輪≫만다라를 말한다. ≪金剛平等·義平等·一切法平等·一切業平等≫『금 강정경』에 의하면 금강계품·항삼세품·변조복품·일체의성취 품의 각품에 설해진 만다라에 배당되며, 각각 금강부·보부· 연화부·갈마부의 사종만다라륜을 나타내고 있다고도 해석 된다.
[번역]
그때 세존, 모든 여래의 대만다라에 드신 여래는, 다시 대만다라에 든다고 하는 지혜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금강과 같은 지혜의 평등이라고 하는 경지에 드는 것은 그대로 모든 여래의 가르침에 드는 것이다. 이익의 평등이라고 하는 경지에 드는 것은 그대로 모든 보살의 가르침에 드는 것이다. 모든 존재의 평등이라고 하는 경지에 드는 것은 그대로 모든 미묘한 진실의 가르침에 드는 것이다. 모든 활동의 평등이라고 하는 경지에 드는 것은 그대로 모든 활동의 가르침에 드는 것이다.
[해설]
『이취석』권하(대정19·614a)에 의하면 ‘금강평등’이란 금강륜삼마지로써 금강계만다라에 든다. ‘의평등’이란 분노륜삼마지로써 항삼세만다라에 든다. ‘일체법평등’이란 연화륜삼마지로써 변조복만다라에 든다. ‘일체업평등’이란 갈마륜삼마지로써 일체의성취의 만다라에 든다고 해석하고 있다.
만약 금강륜보살의 삼마지를 수행하려면 마땅히 만다라를 건립해야 한다. 팔폭륜의 형을 그려 윤 의 한가운데에 금강륜보살을 그리고, 팔폭의 사
이사이에 팔대보살을 그려 앞과 같이 포열하라.
팔폭의 밖의 네 모서리에는 4바라밀보살을 그리 고, 내원의 네 모서리에는 4내공양을 안치하며, 외원의 네 모서리에는 4외공양을 안치하고, 같은 원의 4문에는 4보살을 안치한다.
동문에는 금강살타보살
남문에는 항삼세금강
서문에는 관자재보살
북문에는 허공장보살.
2. 재 설
時 纔發心轉法輪大菩薩 欲重顯明此義故 凞怡微笑 轉金剛輪 說一切金剛三摩耶心 吽
시에 재발심전법륜보살은 거듭 이 뜻을 현명하고자 하여 희이미소하고 금강륜을 굴리며 일체금강삼마야의 마음을 설하셨느니라. 훔(吽 hūṃ).
≪纔發心轉法輪大菩薩≫saha-cittotpāba-pravartinā 재(纔) 는 “??? 하자마자???”의 뜻이다. 발심을 하자마자 법륜을 굴린다고 하는 서원을 내증으로 하고 있는 보살이다. ≪金 剛輪≫여덟 폭 바퀴(八幅輪)만다라. ≪吽≫hūṃ의 음사. 분 노상을 나타내는 진언.
[번역]
그 때에 매우 빠르고 교묘한 설법자는 다시 이 일을 명확히 하고자 하여 자안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팔폭륜을 회전시키며 모든 금강과 같은 가르침에 들고자 하는 서원의 심진언을 설하셨다. 훔(吽 hūṃ).
[해설]
『이취석』권하(대정19·614a)에서는「금강삼마야심이란 훔(吽 hūṃ)자가 그것이다. 훔자에는 4륜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제9. 허공고보살의 장
1. 사종공양법과 만다라
時 薄伽梵 一切如來種種供養藏廣大儀式如來 復說 一切供養最勝出生般若理趣 所謂 發菩提心卽爲於諸如來廣大供養 救濟一切衆生卽爲於諸如來廣大供養 受持妙典卽爲於諸如來廣大供養 於般若波羅蜜多受持讀誦自書敎他書思惟修習種種供養 卽爲於諸如來廣大供養
시에 바가범, 일체여래를 가지가지로 공양하는 곳집(藏)으로써 광대한 의식을 하시는 여래는, 다시 일체공양의 최승을 출생하는 반야이취를 설하셨느니라. 이른바 보리심을 일으키면 곧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되느니라. 일체중생을 구제하면 곧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되느니라. 묘전을 수지하면 곧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되느니라. 반야바라밀다에서 수지하고 스스로 쓰고 다른 이를 가르쳐 쓰게 하고 사유하고 수습하고 가지가지로 공양하면 곧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되느니라.
≪一切如來種種供養藏廣大儀式如來≫sarva-pūjā-viddhi- vistara-bhājanas tathāgata 허공고보살의 이칭. 뿌쟈(pūjā) 는 공물을 말한다. 브하자나(bhājana)는 곳집(藏)으로 번역 되지만, 용기 등을 넣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번역]
그 때 세존, 모든 여래를 가지가지로 공양하는 곳집으로 광대한 의식을 행하는 여래는, 다시 모든 최승한 공양을 성취하는 지혜의 가르침을 설하셨다.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은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된다.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것은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된다. 경전을 수지하는 것은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된다. 반야경을 수지하고, 독송하고, 스스로 베껴 쓰고, 다른 사람에게 베껴 쓰게 하고, 잘 사유하고, 몸으로 닦아 익히고, 가지가지로 공양하는 것은 모든 여래에게 광대한 공양을 하는 것이 된다.
[해설]
여기에서 설한 사종공양에 대해서,『이취석』권하(대정19·614b)에서는 먼저 발보리심공양에 대해서「이것은 금강희희보살의 삼마지로서 보리심의 뜻이다. 모든 여래는 보리를 구하는 마음[보리심]으로써 성불을 하기 위한 힘의 뛰어난 조건[增上緣]으로 하고, 보리를 구하는 마음이 진리 동산[法園]의 즐거움에서 지의 완성(智波羅蜜)으로 더불어 스스로 즐긴다」고 하였고, 중생의 구제공양에 대해서는「이것은 금강만보살의 삼마지이다. 정신(淨信)의 마음에 의해 불법의 대해(大海)에 들어가 칠보의 여의보만(如意寶鬘)을 얻고 일체의 유정을 구제하며 일체의 소구 희원을 만족시키며 일체 유정으로 하여금 모든 계품(戒品)을 받아 스스로 장엄하게 한다」고 하였다. 묘전공양에 대해서는「이것은 금강가(金剛歌)보살의 삼마지이다. 이 삼매의 경지에 의해 부처님들의 모임 가운데서 잘 일체 대승의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을 문답하는 것이 된다」고 하고, 반야경 공양에 대해서는「이것은 금강무(金剛舞)공양보살의 삼마지이다. 대정진에 의해서 금강업보살의 번뇌를 해탈하는 지혜의 활동으로 널리 한없는 세계에 노닐며, 모든 부처님 앞에서 광대한 공양을 하고, 모든 부처님의 진리의 가르침인 지혜의 완성 등의 경전을 설하는 것을 원한다. 열 가지 종류의 이법에 알맞은 행을 실천함에 따라 바로 선행[福德]과 지혜를 닦는 두 종류의 깨달음으로 향하는 자량을 쌓고 모아, 법신·보신·화신의 세 종류의 부처님의 신체를 얻는다」고 주석하고 있다. 요컨대 이 사종공양은 금강계37존만다라의 내사공양(內四供養)보살의 삼마지라는 것이다.
만약 수행자가 허공고보살을 성취하기를 바라는
자는 마땅히 만다라를 건립하라.
중앙에 허공고보살을 그려라. 오른손에 갈마저 (羯磨杵)를 가지고 왼손에는 금강권을 맺어 왼쪽 넓적다리에 대고, 반가부좌로 월륜 가운데 앉는 다. 팔대보살이 위요하게 하라.
내·외의 네 모서리에 8공양을 안치하고, 4문에 마 땅히 네 가지 보배를 두어야 한다.
동문에는 은을 두고
남문에는 금을 두고
서문에는 마니보를 두고
북문에는 진주를 두어야 한다.
2. 재 설
時 虛空庫大菩薩 欲重顯明此義故 凞怡微笑 說此一切事業不空三摩耶一切金剛心 唵
시에 허공고대보살은 거듭 이 뜻을 현명하고자 하여 희이미소하고 이 일체사업의 불공삼마야의 일체 금강심을 설하셨느니라. 옴(oṃ).
≪虛空庫大菩薩≫gagana-gañjā bodhisattva ≪唵≫oṃ의 음사.
[번역]
때에 무진무여(無盡無余)한 공양자 허공고보살은 다시 이 일을 명확히 하고자 하여 자안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이 공양의 행위에는 반드시 갚음이 있다고 하는 금강과 같은 맹세의 심진언을 설하셨다. 옴(唵 oṃ).
[해설]
이 진언에 대해『이취석』권하(대정19·614c)에서「심진언은 옴(唵oṃ)자가 그것이다. 옴자는 삼신(三身)의 의미가 있다. 또한 정상을 볼 수 없다[無見頂上]는 의미에서 이름한 것이고, 본래 생기하지 않는다[本不生]는 의미로 이름한 것이다. 나아가서 이것은 여래의 백호상(白毫相)의 공덕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삼신”은 법신·보신·화신을 말하는데, 옴자를 a · u · m으로 분해하고 그것을 삼신에 배당하는 것은 『수호국계주다라니경』권제9(대정19·656c)에도 보인다. 이것은 본래 힌두교에서 ‘아’를 창조의 신 브라흐만, ‘우’를 유지의 신 비쉬누, ‘마’를 파괴의 신 쉬바에 해당시켜 그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하였던 것이다. 그 기원은 『슈베타슈바타라·우파니샤드』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취석』에서는 이 세 자음에 특별히 본불생·무견정상·여래호상공덕의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즉 ‘아’는 본불생의 불생을 의미하는 아누트파다(anutpāda)의 두문자이고, ‘우’는 무견정상[유계]을 의미하는 우쉬니샤(uṣṇīṣa)의 두문자이며, ‘마’는 여래 호상의 공덕을 나타내는 보주를 가리키는 원어 마니(mani)의 두문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