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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천500만년 전 나무 위에서 살던 포유동물 아길로도코돈(Agilodocodon scansorius)과 1억6천만년 전 땅속에서 살던 도코포소르(Docofossor brachydactylus) 상상도. 미국 시카고대학 제공. |
미·중 연구진, 1억6천만년 전 포유동물 2종 화석 발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공룡이 지배하던 쥐라기에 포유류 조상 동물들이 이미 나무 위나 땅속 등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갈 정도로 다양하게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화석들이 발견됐다.
미국 시카고대와 중국 베이징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은 13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에서 쥐라기 중후기인 1억6천500만∼1억6천만년 전 나무 위와 땅속에서 살던 포유동물 두 종의 화석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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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천500만년 전 나무 위에서 살던 포유동물 아길로도코돈( Agilodocodon scansorius)과 그 골격구조. 미국 시카고대학 제공. |
중국에서 발견된 두 동물은 1억6천500만년 전 나무 위에 살던 아길로도코돈( Agilodocodon scansorius)과 1억6천만년 전 땅속에 살던 도코포소르(Docofossor brachydactylus)로 멸종한 초기 포유동물 '도코돈탄'(docodontan)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 동물들이 나무 위 또는 땅속에 사는 현대 포유류와 유사한 특징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포유류의 진화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수백만년 이상 일찍 시작됐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이는 공룡이 지배하던 중생대의 초기 포유동물은 매우 제한적인 생태학적 진화 기회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기존 생각과 달리 포유동물들이 당시에 이미 상당히 다양하게 진화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된 나무 수액을 먹는 동물로 추정되는 아길로도코돈은 나무를 기어오르는 데 적합하게 발달한 구부러진 가시 모양의 발톱과 나무껍질을 벗기기 좋은 앞니, 나무 수액을 먹기 좋게 발달한 이빨 등 나무 위 생활에 적합한 특징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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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6천만년 전 땅속에서 살던 포유동물 도코포소르(Docofossor brachydactylus)와 그 골격구조. 미국 시카고대학 제공. |
역시 가장 오래된 땅속 포유동물로 보이는 도코포소르는 크기는 작지만 땅파기 좋은 삽 모양의 발, 짧고 넓은 발가락, 땅속에서 먹이생활을 하는 포유류의 특징인 짧고 넓은 윗어금니 등 현대 아프리카 황금두더지와 매우 유사한 신체구조로 되어 있다.
특히 발과 발가락 특징은 현대 포유류에서 특정 유전자들의 영향으로 발육하는 동안 뼈 관절이 융합해 나타나는 것으로 초기 포유류 진화에서도 비슷한 유전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시카고대 뤄저시 교수는 "새 화석을 발견할 때마다 초기 포유동물들이 먹이나 신체구조 등에서 현대 포유류만큼이나 다양하게 진화했음을 확인하게 된다"며 "포유동물이 성공적인 종이 되기 위한 기초작업은 매우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