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분(序分)
大樂金剛不空眞實三麽耶經
般若波羅蜜多理趣品
大廣智大興善寺 三藏沙門 不空奉 詔譯
대락금강이
불공하고 진실한 삼마야경
반야바라밀다의 이취품
대광지인 대흥선사의 삼장, 사문 불공은
조칙을 받들어 번역하다.
≪不空≫ 불공은 Amogha-vajra의 번역. 서역 출신. 진언종 부법(付法)의 제6조로써, 금강지(金剛智;Vajrabodhi 671-741)의 제자이다. 당 현종 황제 무렵에 활약하였고, 특히 금강정계 밀교 경궤의 번역에 현저 한 바가 있으며, 구마라집(鳩摩羅什)·진제(眞諦)·현장(玄奘)과 더불어 4대 역경가의 한 사람이다. 제자에 혜랑(慧朗)·혜과(惠果) 등이 있다. ≪大興善寺≫현종 의 천보15년(756)에 불공삼장이 이 절에 주석하면서 밀교의 도량으로 했다. 이후 청룡사(靑龍寺)와 함께 장안(長安)에서 밀교홍포의 중심도량이 된다. ≪三藏≫경·율·논의 삼장에 통효한 자라는 뜻으로, 중국에서 위대한 역경승(譯經僧)에게 부여하는 존칭이다. ≪沙門≫슈라마나(속어, 사마나)의 음사. 출가수행자를 말 한다. ≪理趣≫naya의 역어. 동사의 √nī(인도하다,데려가다)에서 전개된 말로서『大日經疏』권제3(대정 39·610b)에 그 말을 풀이하여 「범음의 나야(娜耶; naya)는 곧 승(乘)의 뜻이고 도(道)의 뜻이다. 이른바 일념의 선근으로부터 성불에 이르기까지 이 중간의 낱낱의 제지(諸地;수행의 단계)에서 타는(乘) 바의 법과, 행하는 바의 도를 통괄하여 나야라고 이름한다」고 하였다. 바로 “이취”는 타는 바의 법, 행하는 바의 도라고 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명확해진다.
[번역]
대락이면서 금강이고, 불공이면서 진실한 세계를 깨닫고자 하는 서원의 가르침.
깨달음의 길 장대광지라고 불리며 대흥선사에 주석하는 삼장으로 존칭되는 수행자 불공금강(아모 가·바즈라)이 황제의 조칙을 받아 번역한 것이다.
[해설]
경전의 명칭은 본래 그것이 가지고 있는 뜻이 한역(漢譯)될 때 그대로 반영된다고 할 수 없다. 그 경전의 내용에서 새롭게 창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이 경의 초단에 설해진 “대락금강불공삼마야심” · “일체안락열의대락금강불공삼마야구경실지” 등에서 그것이 경명으로 된 것일 것이다. 덧붙여서 다른 유본의 경명을 들어보자.『반야이취분』(『대반야경』제578권) 현장 역.『실상반야바라밀경』보리류지 역.『금강정유가이취반야경』금강지(역).『변조반야바라밀경』시호 역.『최상근본대락금강불공삼매대교왕경』법현역.『길상최승본초라고이름하는 대승의 의궤왕(Śrī-paramādya- nāma-mahāyāna-kalparāja)』슈랏다까라바르만(Śraddhakaravarman)·린첸삼뽀(Rin chen bzan po) 공역. 후접부분은『길상최승본초진언의궤분이라고 이름하는 것(Śrī-paramādya-mantra-kalpa-khaṇḍa nā= ma)』만트라칼라샤(Mantrakalasa)·라첸포(Lha btsan po.)역 이다.『금강장장엄이라고 이름하는 대의궤왕(Śrī-vajra= maṇḍalālaṃkāra-nāma-mahātantra-rāja)』 수가다슈리(Suga= taśri)· 사캬 팡디트(Sa skya pandit), 로되텐파(Blo gros brtan pa) 역.『150게의 반야바라밀다이취(Ārya-prajñā-pāramitā- naya-śatapañcāśatikā)』 역자미상. 산쓰크리트본『150게의 반야바라밀(Adhyardhaśatikā prajñā-pāramitā)』이라고 하는 유본이 전하고 있다. 동일한 취지의 경에 이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경명이 붙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심이 되는 것은 「이취(理趣;naya)」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취반야」라는 호칭으로 이들 10종의 유본을 총칭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의용 하는 불공역『이취경』은 부제로 「반야바라밀다이취품」이라고 하고 있다.「이취반야」의 성립과정에서 광본화(廣本化)에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후에 첨가된 부분을 「진언분(眞言分)」이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본래「이취반야」 부분을「반야분」, 또는 「이취품」으로 호칭한 것 같다. 실제로 티베트 역의『광본이취경』, 특히 북경판의 그러한 명칭을 지적할 수 있다. 공해는『이취경개제(弟子皈命)』(『弘大全』第1輯,p.724)에서 그 경명을 해석하여 「‘대락불공’이라 하는 것은 금강살타의 이명(異名)이다. 미묘한 안락(妙樂)이라고 말하는 것 가운데 이 존의 명상(삼마지)은 특히 뛰어나므로 ‘대락’이라 한다. ‘불공(不空)’이라 한 것은 범어로는 아몽가(阿目伽;amogha)라 하고 한역하여 무간(無間)이라 한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은 커다란 즐거움(大樂)과,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인도함을 얻은 커다란 기쁨(大喜)이 끊임 없으므로 ‘무간’이라 한다. 무간과 불공은 같은 의미이다. ‘진실’이란 허위를 가려낸 것을 의미하고, 치우치고 삐뚤어진 것과 상반되는 명칭이다. 본래 가지고 있는 덕성의 미묘한 안락과 진실 세계의 진리를 맛볼 때 어떤 즐거움에 다하지 않음이 있으며, 어떤 물건에 갖추지 않은 것이 있을까. 조잡하고 거친 것을 모두 융합하여 묘적(妙適)을 갖추고 있으므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삼마야’라고 하는 것은 한역하여 등지(等持)라고 한다. 평등·섭지(攝持)라는 의미이다. 곧 부처님(佛)이 나에게 들어 오고 내가 부처님에게 들어가는 것(入我我入)이다. 또한 서약(誓約)이라고도 이름한다.」라고 해석한다. 경의 제목에 대한 해석이 『이취경』전체의 의미에까지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⑴ 시(時)
如是我聞. 一時.
이와 같이 나는 들었느니라. 한 때에
≪如是我聞≫불교경전은 모두 석존이 설법을 하고, 아난 등의 제자가 들었다고 하는 것은 다시 말할 필 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밀교경전을 보다 권위를 부여하고 동시에 제대승(諸大乘) 경전과는 한 선을 긋기 위해, ‘대일여래’가 설법하고 ‘금강살타’가 결집했 다고 하는 주장이 나오기에 이른다. 그렇게 보면 아 문(我聞)의 아는 금강살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一時≫어느 때의 의미인데, 물론 이 이취경의 가르침 이 설해진 영원한 때를 말한다.
[번역]
이와 같이 나(금강살타)는 듣고 있다. 그 때
[해설]
『이취석』권상(대정19·607a)에서「‘이와같이’라고 하는 말은 이른바 불전(佛典)을 편집할 때 가리키는 본 경을 말한다. ‘내가 들었다’는 것은 친히 부처님을 따라서 가르침을 들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한 때’라는 것은 바로 부처님이 경전을 설하실 때, 그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천상의 신들은 많은 꽃을 비내렸다. 그 밖의 때에는 이러한 기서(奇瑞)가 없다. 또한 제각기 세 가지 가르침(三乘)을 받은 자들은 모두 성도(聖道)에 의해 성과를 얻으므로 곧 ‘일시’」라고 한 것이다. 『진실경문구(眞實經文句)』(『弘大全』第1輯, p.732)에는 「‘여시’란 전체로서 들은 바(所聞) 가르침을 말하고, ‘아문’이란 한정하여 가르침을 듣고 받아 지니는 사람을 밝힌 것이다. ‘일시’란 설해진 가르침과 듣는 사람이 일치하여 다른 때가 아님을 밝힌 것이다」라고 하였다. 요컨대 경전이라는 형식으로서 ‘여시아문, 일시’라고 하더라도, 밀교경전으로서의 의미를 가미하여 생각해 보면 “아문”의 아는 틀림 없이 금강살타(金剛薩埵)의 자칭이고, “여시”란 이하에 설해진 17단의 법문 모두를 가리킨다. 따라서 공해는 앞에 든『문구』에서와 같이 “일시”란 소문(所聞)의 법 과 문지(聞持)의 사람이 화합한 절대의 시라는 것이고, 더욱이『대일경개제(大日經開題)』(『弘大全』第1輯, p.6 47)에서「일시란, 인법(人法)과 시(時)가 삼밀상응(三密相應)하여 설하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처럼 ‘인과 법, 그리고 때가 합일한 절대적인 시(時)’라는 해석(深釋)을 하고 있다.
⑵ 교 주
薄伽梵 成就殊勝一切如來金剛加持三摩耶智 已得一切如來灌頂寶冠爲三界主 已證一切如來一切智智瑜伽自在 能作一切如來一切印平等種種事業 於無盡無餘一切衆生界一切意願作業皆悉圓滿 常恒三世一切時身語意業金剛 大毘盧遮那如來
바가범께서는 수승한 일체여래의 금강가지인 삼마야지를 성취하시고, 이미 일체여래의 관정의 보관을 얻어서 삼계의 주(主)가 되셨으며, 이미 일체 여래의 일체지지를 증득하여 유가자재하시며, 능히 일체여래의 일체인평등의 종종 사업을 지어서, 무진무여의 일체 중생계에서 일체 의원의 작업을 모두 원만히 하시고, 항상 삼세 일체의 시에 신어의업이 금강과 같은 대비로자나여래께서는
≪薄伽梵≫바가바트의 단수·주격인 바가반의 음사로서 世尊으로 번역된다. 여기에서는 『이취경』의 교주인 대일여래를 말한다. ≪加持≫아디슈타나의 역어로, 본래는 신비적인 주력(呪力)을 의미했으나 밀교에서는 불보살 등이 불가사의한 작용의 힘을 더하여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홍법대사는『즉신성불의(卽身成佛義)』(『弘大全』제1집,p.5 16.)에서 「가지란, 여래의 대비와 중생의 신심을 나타낸다. 불일(佛日)의 그림자가 중생의 심수(心水)에 나타나는 것을 가(加)라 하고, 행자의 심수에 능히 불 일을 감득하는 것을 지(持)라고 이름한다. 행자가 만약 능히 이 이취를 관념하면 삼밀상응하기 때문에 현신(現身)으로 빨리 본유의 삼신(三身)을 현현하여 증득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말에 대한 깊은 고찰은 渡辺照宏박사의 「Adhiṣṭhāna(加持)의 문헌학 적 시론」(『渡邊照宏佛敎學論集』所收, 昭和57年刊, 筑摩書房)을 참조. ≪三麽耶智≫삼마야에는 평등·서원·경각(驚覺)·제구(除垢)의 네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이취석』권상(대정19,607a)에서는 「삼마야지란 맹세이고 만다라이다」라고 한다. 즉 만다라의 세계 를 깨달은 지혜를 말한다. ≪灌頂寶冠≫고대 인도에서 국왕의 즉위식 때 4대해의 물을 정수리에 붇는 관정이라는 의식을 행하고 보관을 머리에 씌워 왕위를 계승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비유한 것. ≪三界≫ 욕계·색계·무색계인 미혹의 세계를 말한다. 본래 요가 에서 마음을 집중하는 과정이 욕망의 세계에서 물질세계, 그리고 정신세계로 심화시켜 가는 것인데, 그것이 일전하여 세계관(世界觀)이 되어서 윤회의 영역를 나타내는 말로 되었다. ≪瑜伽≫요가(yoga)의 음사. 묶는다(√yui)고 하는 동사에서 온 명사로, 번역하여 상응(相應)이라고 하는데 어떤 대상에 정신을 집중시 키는 것을 말한다. 밀교에서는 명상(瞑想)이라 한다. 신체·언어·마음의 활동을 여래의 그것과 상응 일치시켜 가는 것을 말한다. ≪因平等≫인이란 모두 여래의 신체·언어·마음의 활동을 나타낸 것이다. 그것은 그대로 평등이라는 완전한 세계의 표현이다. ≪大毘盧遮那如來≫마하바이로차나의 마하를 대(大)라고 번역하고, 바이로차나를 음사한 것이다. 변조(遍照)라고 번역되므로 대변조여래라고도 할 수 있지만, 대일여래 (大日如來)라고 의역(意譯)한 것은 『大日經疏』권제 1(대정39·584a)에서 이다.
[번역]
세존은, 뛰어난 모든 여래의 금강과 같은 불변의 조력에 의해 모든 진실한 모습을 깨달은 지혜를 완성하였고, 이미 모든 여래의 인도에 의해 모든 세계의 자재자가 된 것을 나타내는 보배 관을 머리에 썼고, 이미 모든 여래의 내증(內證) 그 자체인 지혜 중의 지혜(一切智智)를 자기에게 상응시키는 것에 자유자재한 힘을 얻고, 능히 모든 여래가 가지고 있는 내증의 표치인 인(因)에 평등해야 할 모든 활동을 하여, 다함없고 남음 없는 사람들의 모든 바램을 완성시키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친 모든 때에 신체·언어·마음의 활동이 모든 사람들의 구제에 향하게 하되 그 의지가 금강과 같이 견고한 대일여래는,
[해설]
이 부분은 마지막의 교주 대일여래의 설명으로 집약된다. 모든「이취반야」유본에서 교주가 대비로자나여래로 통일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원초본인 현장 역『이취분』에「광대변조신어심성(廣大遍照身語心性)」이라고 하는 교주에 대한 수식어가 있으나, 아직 대비로자나여래의 성립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밀교화의 과정에서 그런 수식어가 교주의 명칭으로 전개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취석』권상(대정19·607b)에는 『금강정경』을 근거로 하여 구성된 금강계37존만다라의 중심인 5불의 내증을 배당하여 해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것을 공해는 『진실경문구(眞實經文句)』(『弘大全』제1집, p.732)에서 「그 제4의 교주에 대해서 경문을 셋으로 나눈다. 먼저 존호를 보이고, 다음에 ‘성취수승’에서 이하는 교주의 뛰어난 덕성(勝德)을 찬탄하며, 최후에 ‘대비로자나여래’에서 이하는 별호를 든 것이다. 처음은 경문 그대로 이다. 그 뛰어난 덕성을 찬탄하는 글 가운데 여섯 구의 경문이 있는데, 이것으로 부처님의 다섯 가지 지혜의 덕성을 찬탄한 것이다. 문중의 처음 ‘수승한 일체여래의 금강가지의 삼마야지를 성취하여’라고 하는 구는 대원경지(大圓鏡智;모든 존재의 상을 있는 그대로 비추어내는 지혜)를 찬탄한 것이다. 다음의 ‘이미 일체여래의 관정보관을 얻어 삼계의 주가 되며’라는 구는 평등성지(平等性智;모든 존재의 평등을 깨달은 위대한 자비와 함께 하는 지혜)를 찬탄한 것이다. 다음의 ‘이미 일체여래의 일체지지의 유가자재를 깨달아’라고 하는 구는 묘관찰지(妙觀察智;모든 대상을 자재히 관찰하는 지혜)를 찬탄한 것이다. 다음의 ‘능히 일체여래의 일체인평등의 종종사업을 지어’ ‘무진무여인 일체 중생계에서 일체의 의원작업을 모두 다 원만하며’라고 하는 2구는 성소작지(成所作智;살아 있는 모든 것을 이익케 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지혜)를 찬탄한 것이다. 마지막의 ‘상항삼세의 일체 시에 신어의업이 금강과 같다’고 하는 구는 청정법계성지(淸淨法界性智;청정한 진리의 세계 그것을 본체로 하는 지혜)를 찬탄한 것이다.」고 한다. 이 네 가지 승덕을 4지에 배대하고 중심의 대일여래를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에 배당하여 대일여래를 5지의 당체로 해석하고 있다. 대일여래에 대해서는 『대일경』에서 논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지만, 아무튼 이 『이취경』이나『금강정경』에서 대일여래는 바로 5지의 당체라고 하는 점에 그 특색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이취반야」의 성립과정에서 대일여래라고 하는 불신(佛身)이 서서히 형성되어왔다는 것이고, 이른바 밀교화 실체가 바로 법신대일여래의 성립을 재촉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취석』이나 공해의 이해에 의해 그런 것이 보다 더 완성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문을 따라서 5지에 배대해 보면, ①수승한 일체여래의 금강가지의 삼마야지를 성취한다 ??? 대원경지, ②이미 일체여래의 관정보관을 얻어 삼계의 주가 된다 ??? 평등성지, ③이미 일체여래의 일체지지를 깨달아 유가자재하다 ??? 묘관찰지, ④능히 일체여래의 일체인평등의 종종사업을 짓고, 무진무여의 일체 중생계에서 일체의 의원작업을 모두 다 원만한다 ??? 성소작지, ⑤상항삼세의 일체시에 신어의업이 금강과 같다 ??? 법계체성지로 배당된다. 요컨대 아촉여래·보생여래·아미타여래·석가여래·대일여래의 각 여래의 내증이라고도 해석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加藤精一씨가 『密敎의 佛身觀』(平成元年2月, 春秋社)으로 정리한 것이 있다.
⑶ 설 처(說處)
在於欲界他化自在天王宮中 一切如來常所遊處 吉祥稱歎大摩尼殿 種種間錯鈴鐸繒幡 微風搖擊 珠曼瓔珞半滿月等而爲莊嚴
욕계의 타화자재천왕궁중에 계셨으니, 일체여래가 항상 노니시며 길상칭탄하시는 바의 대마니전이었느니라. (그곳은) 가지가지로 간착하며, 령·탁·증번이 미풍에 요격되고, 주만·영락·반만월 등으로 장엄되었더라.
≪欲界他化自在天王宮≫불교의 세계관에 의하면 우 리들이 사는 세계는 4주(州)가 있는 가운데 남염부제 (南閻浮提)이고, 이 타화자재천은 욕계 가운데 최상의 천계이다. 이 천에 사는 신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낸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을 자유자재로 향수한다는 데에서 “타화자재”라 한다. 욕계에는 6천이 있다. 즉 사천왕(四天王;持國·增長·廣目·多聞의 諸天)천·도리천(忉利天)·야마천(夜摩天)·도사다천(都史多天)·락변화천(樂變化天)과 타화자재천이다. 천이란 신(神)을 말한다. 삼마지의 심화 과정을 욕계·색계·무색계의 삼계로 나누고 각각에 6천·18천·4천을 합해서 28천의 명칭으 로 각각의 삼마지의 경계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大摩尼殿≫마니란 maṇi(寶珠)의 음사이다. 커다란 보주로 꾸며진 궁전이라는 뜻이다.『이취 석』권상(대정19·607c)에는「그 궁전은 대락불공한 금 강살타의 대만다라이며, 모두 비로자나불로부터 복덕 의 자량을 출생한다」라고 한 것처럼 많은 만다라는 궁전의 형식으로 표치되고 있으므로 이렇게 말한 것 이다. 후술하는 바와 같이 실제로 만다라가 구성되고 있다. ≪間錯≫여러 가지로 뒤섞이어 갖가지 빛깔이 서로 비치고 있는 모습. ≪鈴鐸≫영은 작은 것, 탁은 큰 요령. ≪珠鬘≫실로 꿰어놓은 보석 목걸이. ≪瓔 珞≫머리나 몸에 꾸미는 장신구. ≪半滿月≫반달이나 둥근달 모양의 보석으로 만든 장신구.
[번역]
이 욕계의 꼭대기에 있는 타화자재천왕의 거처 가운데 계셨다. 거기는 모든 여래가 항상 노니시고 그 훌륭하신 분이 칭찬하고 기리는 대보전이며, 거기는 여러 가지 채색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크고 작은 방울(鈴)과 오색 천의 깃발이 미풍에 흔들리며, 구슬이나 고리의 장신구, 머리나 신체에 꾸미는 보석, 그리고 반월형이나 만월형의 보석 등이 가득히 꾸며져 있는 곳이다.
[해설]
이 경전을 설한 장소가 타화자재천왕궁이었다는 의미에 대해서 한번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타화자재천을 설처로 한 경전은, 이 외에『화엄경』의 「십지품」등을 들 수가 있다. 그러나『이취경』의 안목인 오욕(五欲)을 금강살타의 대락대탐욕의 삼마지라고 하는 주장은 대일여래가 욕계의 정상인 타화자재천에 머물러, 오욕의 청정한 실상을 설하는 데에 훨씬 잘 어울리는 경계였기 때문일 것이다.『이취석』권상(대정19·607b)에「그 천계는 오욕이 수승하여 제천을 초월한다. 그러므로 비로자나불이 금강살타를 위해 대락·대탐염을 설하여 빨리[速疾] 가지하고 유가를 현증하게 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세간의 잡염, 모든 번뇌에 물들지 않는 경지에 들어갈 수 있고 마라(摩羅)의 경계[악마의 세계]를 초월한다」고 한 것과 같다.
더욱이 이 설처는 그대로 만다라로 상정된다.『이취석』권상에서는「그 궁전은 이 대락불공금강살타의 대만다라로서, 모두 비로자나불로부터 복덕의 자량을 출생한다. 크고 미묘하고 견고 불괴한 다섯 가지 보배에 의해 견고 불괴한 금강봉의 보루각이 만들어져 있고, 그 만다라는 사방의 여덟 기둥이
佛 界 |
|
欲
界 |
六欲天 | 他化自在天 樂變化天 都史多天 夜摩天 | ||
無色界 | 非想非非想處 | |||||
無所有處 | ||||||
識無邊處 | ||||||
空無邊處 | ||||||
三十三天 四大王衆天 | ||||||
色
界 |
四
禪 | 色究竟天 善見天 善現天 無熱天 無煩天 廣果天 福生天 無雲天 | ||||
地表 | 俱盧洲 牛貨洲 勝身洲 贍部洲 | |||||
傍生 餓鬼 | ||||||
地
下
| ||||||
三禪 | 遍淨天 無量淨天 少淨天 | 等活地獄 黑繩地獄 衆合地獄 號叫地獄 大叫地獄 炎熱地獄 大熱地獄 無間地獄 | ||||
二禪 | 極光淨天 無量光天 少光天 | |||||
初禪 | 大梵天 梵輔天 梵衆天 |
이 圖表는 定方晟著『佛敎에서 본 世界觀』
(레구루스文庫)23頁에 있는 것을 이용했다.
여덟 위치에 배열되고 네 개의 문이 있으며, 중앙에 대일인 변조여래가 계시며 내증의 깨달음의 지혜, 해탈을 얻게 하고 있다」고 하여 ‘설회의 만다라’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타화자재천의 위치를 삼계설의 구성을 가지고 확인해 두기로 한다. (앞쪽 표 참고)그런데, 경전의 설처에 대한 문제는 상당히 흥미 깊은 데가 있다. 「이취반야」는 반야경의 하나로써『대반야경』600권 중의 제578권에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밀교경전 가운데 특히 「금강정경계」경전의 하나로서, 「금강정경18회」라고 하는 총서의 제6회에 해당한다고 한다. 요컨대 「반야경」으로서의 이취경, 그리고「금강정경」으로서의 이취경이 각각 경전의 2대총서 속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이『이취경』이 가진 또 하나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금강정경』에 18종의 종서가 모여 있다고 한 것은『금강정경18회지귀』(불공역) 1권에서 말한 것이다. 이제 그것을 근거로 각 회의 명칭과 설처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하자.
이러한 주장은 그대로 공해의『금강정경개제』(『弘大全』제1집, p.691 이하)에 채용되어 있다. 그런데『이취석』에는, 제2단의 비로자나의 장에서 「비로자나여래는 변조(遍照)라고 이름한다. 보신불(報身佛)
은 색계의 정상 제4선 색구경천에서 등정각을 이루
金剛頂經 18會
| 名 稱 | 說 處 |
初 會 | 一切如來眞實攝敎王 |
|
二 會 | 一切如來秘密王瑜伽 | 色究竟天 |
三 會 | 一切敎集瑜伽 | 法界宮殿 |
四 會 | 降三世金剛瑜伽 | 須彌盧頂 |
五 會 | 世間出世間金剛瑜伽 | 波羅奈國空界 |
六 會 | 大安樂不空三昧耶眞實瑜伽 | 他化自在天宮 |
七 會 | 普賢瑜伽 | 普賢菩薩宮殿 |
八 會 | 勝初瑜伽 | 普賢宮殿 |
九 會 | 一切佛集會拏吉尼戒網瑜伽 | 眞言宮殿 |
十 會 | 大三昧耶瑜伽 | 法界宮殿 |
十一會 | 大乘現證瑜伽 | 阿迦尼吒天 |
十二會 | 三昧耶最勝瑜伽 | 空界菩提場 |
十三會 | 大三昧耶眞實瑜伽 | 金剛界曼荼羅道場 |
十四會 | 如來三昧耶眞實瑜伽 |
|
十五會 | 秘密集會瑜伽 | 秘密處 |
十六會 | 無二平等瑜伽 | 法界宮 |
十七會 | 如虛空瑜伽 | 實際宮殿 |
十八會 | 金剛寶冠瑜伽 | 第四靜盧天 |
고, 제보살을 위하여 4종의 자증·자각·성지(聖智)를 설하고 4지의 보리를 설한다」라고 하였고, 제3단의 항삼세의 장에서는 「수미의 정상에 있는 33천의 금강보봉루각(金剛寶峰樓閣) 중에서 비로자나불은 법륜을 굴리셨다」고 하여 각단의 교주의 설처를 따로 밝히고 있다.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이취경』자체의 설처가 타화자재천이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내용상으로 색계의 정상 제4선 색구경천, 또는 수미의 정상 33천이라 하고 있는 것이다.『이취석』에서는 여기에 관한 일관된 생각이 기술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문장의 맥락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대일여래가 설법한 내증의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추찰할 수 있을 뿐이다.
⑷ 권 속(眷屬) - 팔대보살
與八十俱胝菩薩衆俱 所謂 金剛手菩薩摩訶薩 觀自在菩薩摩訶薩 虛空藏菩薩摩訶薩 金剛拳菩薩摩訶薩 文殊師利菩薩摩訶薩 纔發心轉法輪菩薩摩訶薩 虛空庫菩薩摩訶薩 摧一切魔菩薩摩訶薩 與如是等大菩薩衆 恭敬圍繞而爲說法
80구지의 보살중과 함께 하셨으니, 이른바 금강수보살마하살, 관자재보살마하살, 허공장보살마하살, 금강권보살마하살, 문수사리보살마하살, 재발심전법륜보살마하살, 허공고보살마하살, 최일체마보살마하살, 이와 같은 등 대보살중에게 공경히 위요(圍繞)되시며, 법을 설하셨느니라.
≪八十俱胝≫구지는 범어 코티의 음사. 수의 단위인 데 십만·백만·천만 등의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십만 을 억으로 보고 80억으로 센다. ≪金剛手菩薩≫ 이하 에 셀 수 있는 보살은 팔대보살이다. 80억을 헤아릴 수 있는 보살들의 대표자이다. 금강수는 금강견고한 보리심을 상징하는 금강저를 손에 쥐고 있는 보살이 다. 금강저는 고대 인도의 무기로 적을 최파하기 위 해 쓰였는데 견고하기 때문에 바즈라(vajra;金剛)라고 한다. 밀교에서는 번뇌를 깨뜨려 없애는 깨달음을 구 하는 마음[보리심]을 상징한다. 양 끝이 갈라진 방식 에 따라 獨股杵·三股杵·五股杵·九股杵 등의 차이가 있 다. 밀교에서는 보통 ‘금강저를 손에 쥔 자(執金剛)’라 고 하면 대일여래가 직접 가르침을 설한 보살을 말하 고,『대일경』에서는 이들을 비밀주(秘密主)라고 부른 다. 금강살타가 오른손에 쥔 금강저는 오고저이다. 관 자재는 일체법은 자성청정하다고 관찰함에 의해, 중 생은 본래 자성청정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구제에 힘 쓸 것을 서원하는 보살이다. 허공장은 허공 속에 무 한히 감춰져 있는 보배를 모든 사람들에게 보시하는 것을 서원하는 보살이다. 금강권은 중생의 신체·언어· 마음을 여래의 그것에 합일시키는 것을 금강권이라고 하는 인계(因契)를 빌려 서원하는 보살이다. 문수사 리는 반야바라밀다의 지혜를 날카로운 칼로 상징하고 모든 중생의 번뇌를 깨뜨리는 것을 서원하는 보살이 다. 재발심전법륜은 보리심을 일으킨 사람이 있으면 속히 가르침을 설법하여 주는 것을 서원하는 보살이 다. 허공고는 허공과 같이 광대한 곳집 속에 모든 진 실을 감춰 두고 거기에서 온갖 것을 제불에게 공양하 는 것을 서원하는 보살이다. 최일체마는 모든 사람들 의 번뇌를 조복하기를 서원하는 보살이다. ≪摩訶薩 ≫범어 mahasattva(摩訶薩埵)를 줄여서 음사한 것이 다. 대사(大師) · 훌륭한 사람 · 위대한 사람으로 번역 한다.
[번역]
80억의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금강수보살마하살(금강견고한 보리심의 체현자;금강살타), 관자재보살마하살(대자비의 실천자), 허공장보살마하살(위대한 복덕자), 금강권보살마하살(위대한 삼밀행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최상인 지혜의 완성자), 재발심전법륜보살마하살(신속하면서 교묘한 설법자), 허공고보살마하살(무진무여한 공양자), 최일체마보살마하살(철저한 봉사자), 이러한 위대한 보살들에 공경되고 둘러싸여서, 그들을 위하여 법이 설해진 것이다.
[해설]
여기에 등장하는 팔대보살은 80억 보살들을 대표자하고 있다. 그리고 이 팔대보살은 뒤의 경전구조 3단에서 10단까지 교주로서 재등장하고 있다. 즉 이 대일 여래의 회좌에 참가한 보살들은 단순한 청중들이 아니라 후에 대일 여래의 설법을 듣고 이번에는 자신이 설법하는 보살들이라는 것이다. 대승불교의 경전에서 팔대보살이라고 할 경우, 금강수·문수·허공장·미륵·관자재·보현·지장·제개장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과 비교해 보면 미륵·보현·지장·제개장이 금강권·재발심전법륜·허공고·최일체마의 보살들로 바뀌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渡辺照宏박사는「Virocana와Vairocana」(『渡邊照宏佛敎學論集』昭和57年, 筑摩書房)에서 불전문학 속에 밀교경전의 보살 이름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재발심전법륜보살의 범명이 Saha-cittotpāda-pra= vartinā로 바뀌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p.419)
여기에서 자세히『이취석』권상(대정19·607c)에 설해져 있는 팔대보살의 기술을 들어보자.
「금강수보살은 비로자나여래의 앞 월륜 속에 있고, 모든 여래의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보리심)을 나타낸다. 처음으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금강살타가 불가사의한 힘의 활동을 더함에 따라 보현보살이 다른 이를 구제하는 원과 그 실천수행에 따라 깨달아서 여래의 경지를 증득한다.
관자재보살은 대일 여래 뒤의 월륜 속에 있으며, 모든 여래의 위대한 자비를 나타낸다. 여섯 가지 미혹의 세계인 육도(지옥·아귀·축생·수라·인·천)의 연을 따라, 모든 중생이 겪는 윤회의 더러움과 고뇌에서 구제하며, 홀연히 청정한 명상의 경지[삼마지]를 깨닫는다. 윤회에 집착하지 않고 깨달음의 세계(열반)에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모두 관자재보살의 견고불괴한 진리의 가르침(금강법)에 의해 현재에 깨닫게 한다.
허공장보살은 비로자나의 오른쪽 월륜에 있으며, 모든 여래의 절대적인 진리(진여), 갠지스강의 모래에 비유될 만큼 수 없는 뛰어난 덕, 시여(施與) 등 수행의 근본이 되는 좋은 행의 모임[福資糧聚]을 나타낸다. 허공장보살의 실천수행을 닦음에 따라 네 가지 베풂을 행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뒤에서 바로 설할 것이다. 주는 자와 받는 자, 주는 물건의 세 가지가 청정하다(삼륜 청정)는 비유는 마치 대공(大空)과 같은 것이다. 다함 없는 무수한 원인과 조건에 의해 만들어진 생멸변화하는 것(有爲), 번뇌를 떠난 것(無漏)은 수용신(受用身)과 변화신(變化身)의 자량이 되는 것이다.
금강권보살은 대일여래의 왼쪽 월륜 속에 있으며, 모든 여래의 세 종류의 비밀을 나타낸다. 이 금강권보살의 손바닥에 있고, 진언의 실천행을 하는 보살에 의해서 원형의 단장(壇場;만다라 도량)에 들어가 관정을 받은 자는 여래의 신체·언어·마음의 활동을 설한 밀교의 수행에 대해서 들을 수가 있으며, 세간과 출세간을 초월한 세계와 비할 바 없는 뛰어난 효험(悉地)을 얻고, 시원을 알 수 없는 아득한 과거의 열 가지 좋지 않은 나쁜 행(不善惡業)을 말끔히 제거하며, 장애 없는 구경의 지혜를 깨달아 얻는다.
문수사리보살은 대일 여래의 동남쪽 월륜 속에 있으며, 모든 여래가 깨달은 지혜의 완성을 지혜의 칼로 나타낸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세 가지 부문[三解脫門]에 머물러 절대진리·법신·깨달음의 세계(열반)는 영원·안락·절대·청정[常樂我淨]임을 분명히 한다. 보살에 의해 이 지혜를 얻고 곧바로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한다.
재발심전법륜보살은 대일여래의 서남쪽 월륜 속에 있으며, 모든 여래의 네 가지 바퀴인 금강륜(金剛輪)·분노륜(忿怒輪)·연화륜(蓮華輪)·갈마륜(羯磨輪)을 나타낸다. 진언의 실천을 닦는 보살에 의해서 이러한 륜에 들어갈 수 있으며, 네 가지 지혜의 표시(智印)에 의해 16대보살의 생을 완성하고 곧바로 더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
허공고보살은 대일 여래의 서북쪽 월륜에 있으며, 모든 여래의 광대한 공양의식을 나타낸다. 진언의 실천행을 닦는 보살에 의해서 허공고보살의 명상의 경지(瑜伽三摩地)를 얻는다. 일념간에 그 신체는 대공의 한 없이 넓은 진리의 세계에 계신 낱낱의 부처님 전에 태어난다. 많은 사람들의 모임에서 가지가지 구름이나 바다처럼 광대무변한 공양을 여래께 올린다. 곧 거기에서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미묘한 진리의 가르침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속히 복덕과 지혜를 얻는 소재가 되는 것을 만족한다. 대공을 곳집으로 하여 가지가지 세계에서 연을 따라 많은 중생을 구제하고 이익 되게 하며, 점차로 더 없는 깨달음으로 인도해 가는 이것을 교묘한 방편으로 삼는다.
최일체마보살은 대일여래의 동북쪽 월륜 속에 있으며, 모든 여래의 위대한 대비방편(大悲方便)을 나타낸다. 겉으로는 엄숙하고 무서운 성냄을 나타내고, 안으로는 깊은 자비를 품고 있다. 앞 단계에서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고, 거기에 더욱 수행을 더하는 단계이고, 수행을 호지하여 가지가지 장애를 깨끗이 청소한다. 보리를 완성할 때, 타화자재천의 마왕이나 대자재천을 비롯하여 모든 조복하기 어려운 이를 절복시켜 그들을 교화하여 더 없는 보리로 인도하며, 이러한 분노의 지혜에 의해 구경의 깨달음을 완성하는 것이다」
라고 해설하고 있다. 공해는 『이취석』의 이러한 주석을 그대로 받아들여『진실경문구(眞實經文句)』(『弘大全』제1집, p.733)에서 「팔대보살이 있다. 곧 이들은 이름 순으로 제각기 대일여래 월륜의 동·서·남·북·동남·남서·서북·북동의 여덟 방향에 위치하여 대일여래를 모시고 있다」라고 그 위치를 나타내면서 이른바 「설회(能說)의 만다라」를 나타내고 있다.
이하, 각단에 만다라의 도상(圖上)을 게재하면서 각각 두 가지 도판을 싣기로 한다. 그 가운데 앞쪽 은 석산사(石山寺) 경장(經藏)에 소장되어 있는 당본(唐本)이취경만다라라고 하는 것이다. 그 제3도의 좌측에 ‘咸通五年歲次甲申仲春月中旬於大梁相國寺粥院寫之 大悲院玄慶三藏本’이라는 기록이 있다. 당력의 함통5년은 서력864년이므로 이것은 현존하는 이취경만다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며, 그것도 중국밀교의 산물 가운데 현존하는 유일한 것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싶다. 그리고 뒤쪽은, 이취경만다라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보타락원판(補陀洛院版)이다. (「石山寺藏「唐本理趣經曼荼羅」의 檢討」· 「『理趣經』曼荼羅에 對해서 ??? 特히 5秘密曼荼羅를 中心으로 ???」[拙著『理趣經의 硏究』所收]를 參照할 것).
이 팔대보살이 의미하는 바는『이취석』권상(대정
19·608a)에서,「위와 같이 주석한 팔대보살은 세 종류의 법을 포섭한다. 이른바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
제1도 당본이취경만다라 (석산사장. 대정신수대장경도상12권 소수) |
제2도 보타락원판의 설회만다라 |
(보리심), 위대한 자비(대비), 구제의 손길(방편)이 그것이다. 위에 주해한 모든 보살은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과 진언의 문호, 그리고 모든 현교 대승불교를 포함한다. 이러한 위대한 보살들이 공경하고 위요하며, 8공양 보살 및 4문의 보살들은 여래의 명상의 경지인 여래삼매에서 수반자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여 이 팔대보살이 보살도의 실천인 보리심·대비·방편의 모두를 나타내고, 밀교·현교 두 가지를 포괄하는 것으롬 보고 있다.
⑸ 법의 찬탄.
初中後善 文義巧妙 純一圓滿 淸淨潔白
초·중·후선하여 글도 뜻도 교묘하며, 순일하고 원만하며, 청정하고 결백 하느니라.
≪初·中·後善≫설해진 법이 완전하여 무결한 것. 이하 나머 지 부분도 모두 「그리하여 위해 법을 설하셨다」고 하는 법의 찬탄구(讚嘆句)이다.
[번역]
처음도 중간도, 그리고 마지막도 좋으며, 문장이나 의미가 교묘하고 순수하여 공덕이 원만하며, 그리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이다.
[해설]
이 부분은 설해진 법의 찬탄구이다. 공해는『진실경문구(眞實經文句)』(『弘大全』제1집, p.733)에서 「찬탄 가운데 7선(善)이 있다. ①은 초중후선(初中後善), ②는 문교(文巧), ③은 의교(義巧), ④는 순일(純一), ⑤는 원만(圓滿), ⑥에는 청정(淸淨), ⑦에는 결백(潔白)이다」라고 하여 7선으로 분석하고 있다.『이취석』에는 상세한 해설을 가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번거로우므로 할애하기로 한다.
이상이 서분에 해당한다. 전통적인 해석에서는 서분은 다섯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른바 5성취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①누구가 그것을 들었는가? ②그것은 언제 설해졌는가? ③그것은 누구가 설했는가? ④그것은 어디에서 설했는가? ⑤그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라고 하는 다섯 가지 조건이다. 이것을 도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信成就 ???????? 여시아문
②時成就 ???????? 일시
③敎主成就 ?????? 바가범 이하
④住處成就 ?????? 욕계타화자재천왕궁
⑤衆成就 ???????? 80구지 이하
『이취경』의 서분을 위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공해의『진실경문구(眞實經文句)』(『弘大全』제1집, p.732이하)에는 서분에 7사(事)가 있다고 했다. 「그 통서 가운데 곧 7사가 있다. 제1에 ‘여시’는 전체로서 들은 가르침을 말하고, 제2에 ‘아문’은 한정하여 가르침을 듣고 지니는 사람을 밝히고, 제3에 ‘일시’는 설해진 가르침과 듣는 사람이 일치하여 다른 때가 아님을 나타낸다. 제4에 ‘바가범(세존)’ 이하의 경문은 그 가르침을 듣게 하는 교주를 나타내고, 제5에 ‘욕계(욕망의 세계)의 ····· 에 계셨다’ 이하는 가르침을 듣고 지니는 장소를 밝힌 것이다. 제6에 ‘80구지의 ····· 와’부터 이하는 함께 가르침을 듣는 반려를 나타내고, 제7에 ‘초중후선하여’ 이하의 경문은 설해진 가르침의 뛰어난 덕성을 찬탄한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여기에 이어서 『이취경』전체에 대한 분과를 소개해 두기로 하자. 서분을 설해 마친 것에 대해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진실경문구』의 분과는 다음과 같다.「이 경의 내용은 삼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곧 첫머리의 7事는 연기분(緣起分), 다음의 17장을 정설분(正說分), 마지막의 한 게송을 유통분(流通分)으로 한다」『이취경개제(將釋此經)』(『弘大全』제1집,p.731)에는 「곧 삼분(三分)을 해석하는데 간략히 삼단(三段)이 있다. 처음 ‘여시아문’에서 ‘공경위요’까지는 서설분이다. 다음에 ‘이위설법’에서 ‘집금강위’까지는 정설분이다. 다음 ‘이시일체여래’에서 ‘신수행’까지는 유통분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을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 연기분 ??? 처음부터 ‘淸淨潔白’까지
『진실경문구』? 정설분 ??? ‘說一切法’부터 마지막의 ‘當不 ? 久’까지
? 유통분 ??? ‘一切如來及菩薩’ 등의 4구.
? 서설분 ??? 처음부터 ‘恭敬囲繞’까지
『이취경개제』? 정설분 ??? ‘而爲說法’에서 제17단 끝까지
? 유통분 ??? ‘爾時一切如來’이하.
전통적인 진언교학의 계보에서 고의학파(古義學派)는 『개제』설을 의용하고, 신의학파(新義學派)는 『문구』설을 의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