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조계종단은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 (202쪽)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더는 제 역할을 못 하고 단지 일부 승려들의 재산 증식 사업 장소로 전락한 것은 분명하다." (327쪽)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조계종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책을 발간하자 종단 종무원조합이 발끈하고 나섰다.
우 교수는 김용민 시사평론가,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과 함께 진행하는 종교 팟캐스트인 '쇼!개불릭'의 방송 내용을 최근 동명의 책으로 엮어 출간한 바 있다.
우 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불교 특히 조계종이 돈만을 좇고 정치권력과 결탁했다며 신랄히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이 사실과 다르고 도를 넘어섰다는 게 종단 측의 반응이다.
종무원조합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공적인 책임이 막중한 우희종 교수가 근거도 없는 내용을 사실인 양 출판물로 발간했다"며 "허위 발언으로 우리 종단을 폄하하고, 종무원들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종무원조합은 지난해 12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몸을 맡겼을 당시 경찰이 조계사에 난입한 일과 관련해 우 교수가 책에서 "종무원과 스님들이 나와서 쇼를 벌였다"고 꼬집은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애초에 종단은 한 위원장을 보호할 의지가 없었다는 게 우 교수의 지적이다.
종무원조합은 "우리 종무원들은 지난해 12월 당시 부처님을 모시는 성스러운 도량에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어 부상자가 발생할 정도의 몸싸움으로 지켜낸 바 있다"며 "우 교수의 이런 모욕에 통탄을 금할 길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종무원조합은 우 교수에게 "허위로 가득한 책을 스스로 전량폐기하고 스님과 불자, 그리고 종무원들에게 진심 어린 공개참회를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종무원조합은 종단과 종무원들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법적 대응을 비롯하여 모든 수단을 강구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총무원 권승들이 종무원조합이라는 방패막이를 내보냈다"고 비꼬았다.
우 교수는 또 자신의 책에서 한 위원장 사태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 조계종 화쟁위원들과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우 교수는 "이런 입장문을 내는 종무원들의 진심을 의심하지는 않는다"며 "종단 권승들의 민낯을 지적한 저의 표현으로 그러한 순수한 종무원이 받게 되는 상처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 점이라면 얼마든지 사과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 교수는 자신의 조계종 비판은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쇼!개불릭'에서 당시 종단 집행부의 위선적 행태를 지적한 내용 자체에 대해서 사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는) 불편한 진실이기 떄문"이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내 지적은 총무원의 권승들에 대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종무원들이 나서는 것을 보면 종무원조합의 자율성이 확보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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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은 간계종” 비리 온상처럼 발언
“주요 자리 놓고 수천억 오고간다” 억측
“약자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고 산다”
자신은“ 기독교인이자 불교인” 황당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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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서울대 교수 |
조계종 종무원조합이 우희종 서울대 교수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우 교수의 발언과 출판물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비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 수준이 도를 넘었을 뿐 아니라 불교를 걱정하는 불자로 볼 수 없을 정도의 막말이라는 것이 종무원들의 판단이다.
종무원조합은 9월1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희종 교수는 책에서 자신은 기독교인이자 불교인이라고 밝히고 있어 종교적 정체성이 의심되는 자”라며 “이런 자가 공개적으로 불교를 폄하하고 말도 안되는 허위사실로 스님과 종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하여 상처를 준 점은 도저히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허위로 가득한 <쇼! 개불릭>을 스스로 전량폐기하고 스님과 불자 그리고 종무원들에게 진심어린 공개 참회를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종무원조합은 종단과 종무원들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법적 대응을 비롯하여 모든 수단을 강구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우희종 교수의 책 <쇼! 개불릭>이다. 이 출판물은 우 교수를 비롯해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 김용민 벙커1교회 증언자, 이종우 전 상지대 교수 등이 참여한 팟캐스트 ‘쇼 개불릭’을 바탕으로 간행됐다.
<쇼! 개불릭>을 통한 우 교수의 불교와 종단에 대한 폄훼와 왜곡은 한국불교와 조계종을 비리의 온상으로 보이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 교수는 <쇼! 개불릭>에서 불교를 변태불교라고 표현한 것은 물론 “조계종단은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 “주요 자리를 놓고 천억 단위 이상의 돈이 왔다 갔다 한다. 단위가 천억이다. 3천억, 5천억”, “사찰들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 같다”는 등으로 표현했다. 문맥상 살펴본다면 총무원장은 암흑가 갱단의 보스이자 각종 부정부패의 원흉이고, 교구본사 주지는 그런 총무원장을 떠받치는 작은 보스로 뒷돈을 주고받는 무리라는 논리를 폈다.
문제는 이같은 주장들이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일뿐더러 허위사실까지 담겨 있다는데 있다. 우 교수는 봉은사 예산이 30억~50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재정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기술했다. 또 이미 투명화된 직영사찰에 대해 총무원장의 돈주머니라는 등의 자극적 표현을 사용하며 불교와 조계종단을 폄훼하는데 치중했다. “직영사찰은 총무원이, 더 정확하게는 총무원장이 빨대 꽂는 사찰이 된다”라며 근거제시 없는 억측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봉은사는 1년 예결산을 사찰운영위원회를 비롯해 사보격인 <판전>을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조계종 중앙종회 예결산 승인 과정과 총무원 예결산 정산 과정을 거치고 있다. 명진스님이 주지로 있을 당시 116억원이었던 예산의 규모도 직영사찰로 지정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올해 150여억에 이른다.
우 교수 “종무원들에 사과할 의향 있다”
“종무원 방패막이 내세워…책은 안바꿔”
종무원들이 우 교수에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지적하는 입장문을 별도로 낸 부분은 직접적으로 종무원과 관련된 문구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과 경찰 출두와 관련해 우 교수가 “오후에 경찰이 강제구인하겠다고 등장을 해서 쇼를 벌이고, 종무원과 스님들이 나와서 막 막는 쇼를 벌인거죠...그런 쇼를 부리다가 갑자기 자승이 신의 한수를 딱 둡니다. 결과적으로 경찰하고 총무원은 멋져보이게 되고 민노총만 사기 당하고, 이렇게 딘거다”라고 표현한 것에 발끈한 것이다.
종무원조합은 “우리 종무원들은 민노총과 경찰이 대치하던 당시 부처님을 모시는 성스러운 도량에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어, 부상자가 발생할 정도의 몸싸움으로 지켜낸 바 있다”며 “불법수호와 종단발전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노력해왔기에 우 교수의 이러한 모욕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출판물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우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 SNS를 통해 “총무원 권승들이 종무원조합이라는 방패막이를 내보낸다”, “현재의 조계종이 변태불교라는 입장 역시 변함 없다”, “쇼개불릭에서 당시 종단 집행부의 위선적 행태를 지적한 내용 자체에 대해서 사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종무원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서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종단 집행부의 움직임, 민낯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였으며, 지적하는 말 자체는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도 “종무원들의 진심을 의심하지는 않아 종무원들에게는 사과할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교수의 출판물에 담긴 표현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분이 포함되어 있고, 이로 인한 피해를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어 법적 책임을 묻는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