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만 동포에게 고함'…日 대사관 앞 분신 최현열씨의 유서
최씨 가족, A4용지 8장 분량의 자필 문서 공개
![]() |
일본대사관 앞 분신 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 선생 시민사회 공동대책 준비모임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보건의료노조 회의실에서 일본대사관 앞 분신 최현열 선생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8.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광복 70주년을 사흘 앞두고 열린 일본군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도중 분신한 최현열(80)씨는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해 반성 없는 일본 정부와 과거사 청산에 무책임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분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일본대사관 앞 분신 독립후손가 후손 최현열선생 시민사회 공동대책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사무실에서 최씨가 남긴 A4용지 8장 분량의 자필 문서를 공개했다.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첫번째 글에서 최씨는 "저는 애국자는 못 되었어도 선친께서 항일운동을 하셨기에 평상시에도 항일문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가 지금은 광주 전남 근로정신대 시민 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글을 시작했다.
최씨는 "광복 70년이란 세월이 흘러 이제는 모두 잊고 싶은데 이대로 보고만 있으려니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양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왜놈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뉘우칠 줄 모르고 있으니 뻔뻔한 행위를 보고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은 사죄 한번 없이 자칭 일등 국민이라 하면서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 우기고 동해를 일본해라 기재한다"며 "아직도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알고 있는 일본은 세계인의 지탄을 받을 때가 왔다"고 비판했다.
최씨는 또 광복 70년이 지나는 동안 과거사 청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광복이 되어 나라를 찾았어도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일제에 동조했던 부유층 그리고 친소주의자들은 각 분야에서 실권을 쥐고 나라를 다스리면서 한일관계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으니 지금도 홀로 서지 못하고 남의 도움이나 받고 사는 원통한 민족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해방된 지 70년이 되었어도 한일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질질 끌고만 있으니 민중의 가슴은 용솟음치고 있다"며 "일제를 타도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 |
최현열(80)씨가 남긴 자필 유서/뉴스1© News1 |
최씨는 최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두번째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령 여사의 발표문을 접하고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며 "아무리 일제때 육군 사관학교에 입학하려고 일본정부에 혈서까지 쓴 박정희 대통령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딸이라 하지만 아버지의 얼굴에 피칠을 하고 국모인 언니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전국민이 분노를 터트릴 그런 막말을 세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까발려야 되겠습니까?"라고 질타했다.
이날 준비모임은 "최 선생님이 더 이상 지켜볼 수 만은 없는 세태를 규탄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논의 끝에 그 뜻을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가족의 동의를 얻어 자필 문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일제의 폭압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겪은, 항일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분신이라는 극히 예외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며 "최현열 선생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우리사회에 호소했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 반역의 역사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역사청산 과제에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준비모임은 최씨의 뜻을 알리기 위해 다음주 정식 공대위를 출범하고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반대하고 침략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한편 얼굴 등에 3도 화상을 입고 입원 중인 최씨는 수술 여부가 불투명할 정도로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최씨 가족과 의논한 뒤 이날 오후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유自由 Freiheit > 시사 사회 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구라 이혼 - 현명한 선택인듯 (0) | 2015.08.25 |
---|---|
또 하나의 인과응보 (0) | 2015.08.22 |
러시아 23명 살해한 살인마, 알고보니 60대 할머니 `충격` (0) | 2015.08.13 |
[재벌가 분쟁 잔혹사] 형제간 막장 폭로·소송전..그 대가는 혹독했다 (0) | 2015.08.08 |
마르크스 경제학자’ 고 김수행 교수가 남긴 10가지 메세지 (0) | 2015.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