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古之善爲士者, 微妙玄通, 深不可識.夫唯不可識, 故强爲之容. 豫兮若冬涉川,
고지선위사자, 미묘현통, 심불가식.부유불가식, 고강위지용. 예혜약동섭천,
猶兮若畏四隣. 儼兮其若客, 渙兮若氷之將釋,敦兮其若樸, 曠兮其若谷, 混兮其若濁.
유혜약외사린. 엄혜기약객, 환혜약빙지장석,돈혜기약박, 광혜기약곡, 혼혜기약탁.
孰能濁以靜之徐淸. 孰能安以動之徐生.保此道者, 不欲盈. 夫唯不盈, 故能蔽而新成.
숙능탁이정지서청. 숙능안이동지서생.보차도자, 불욕영. 부유불영, 고능폐이신성.
예로부터 도를 닦은 훌륭한 선비는 미묘하고 심원하여, 그 깊이를 헤아려 알 수가 없다. 깊이를 헤아려 알 수 없기에 모습을 억지로 묘사해 보면, 그 신중한 모습은 추운 겨울에 찬 냇물을 건너가는 것과 같고, 조심하는 모습은 주위를 둘러싼 적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엄숙해서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은 손님의 당당한 모습과 같고, 부드럽게 막힘이 없는 것은 봄바람에 녹는 어름과 같다. 꾸밈이 없는 것은 마치 산에서 갓 베어낸 통나무와 같고, 구애되지 않는 마음은, 텅 비어 있는 골짜기와 같으며, 세상과 한데 섞여 있는 모습은, 마치 흐려진 물과도 같다. 흐린 물을 흐린 채 그대로 두어 서서히 가라앉아 맑아지게 하는 그런 무위의 일을 그 누가 하겠는가? 산골짜기처럼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어 풀과 나무가 서서히 자라고 있듯이, 그런 무위의 것을 누가 하겠는가? 이 무위의 도를 몸에 품고 있는 사람은 보름달처럼 꽉 차 있는 것을 바라는 일이 없다. 그렇게 차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옷이 낡으면 새 것을 만들어 입듯이 변화 속에 산다.
■ 16장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歸根曰靜, 是謂復命.
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오이관복. 부물운운, 각복귀기근.귀근왈정, 시위복명.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知常容, 容乃公. 公乃王, 王乃天. 天乃道,
복명왈상, 지상왈명. 불지상, 망작흉.지상용, 용내공. 공내왕, 왕내천. 천내도,
道乃久. 沒身不殆.
도내구. 몰신불태.
마음이 텅 빈 극치에 이르고, 참답게 무위의 고요함을 지키게 되면, 만상의 온갖 움직임이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만상이 갖가지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저마다 자신의 뿌리고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뿌리고 돌아가 있는 것을 고요, 무위의 고요함이라 말하고 고요한 것을 명, 각자 본래의 참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고 한다. 명에 돌아가 있는 것을 떳떳함, 영원 불멸이라 말하며 떳떳함 본연의 모습에 눈뜨는 것을 밝음, 절대의 지혜라 한다. 떳떳한 모습을 깨닫지 못하면 경거망동해서 불길하다. 떳떳한 것을 깨달으면 누구에게 대해서나 너그럽게 되고 너그럽게 되면 공평무사하며, 왕자의 덕을 갖추게 되고 왕자의 덕을 갖추면 하늘과 같이 광대해지며 하늘처럼 넓고 커지면 무위의 도와 하나가 되고 무위의 도와 하나가 되면 영원불멸이 된다. 몸을 마칠 때까지 편안히 살게 되는 것이다.
■ 17장
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태상하지유지, 기차친이예지, 기차외지, 기차모지.
信不足焉, 有不信焉.悠兮其貴言,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
신부족언, 유불신언.유혜기귀언,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최상의 군주는 백성들이 다만 임금이 있다는 것을 알 뿐인 군주이다. 백성들이 다정함을 느끼고 칭송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지배자를 두려워하는 정치는 그 아래이며 백성들이 업신여기게끔 되면 가장 낮은 지배자다. 지배자에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실함이 부족하면 백성들로부터 신용을 얻지 못한다. 최선의 군주는 무위의 정치를 하기 때문에 공을 이루어도 백성들에게 자랑하지 아니하고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